Go to contents

美 공화, 하원 장악 유력…‘아메리카 퍼스트’ 더 거세진다

美 공화, 하원 장악 유력…‘아메리카 퍼스트’ 더 거세진다

Posted November. 10, 2022 08:31,   

Updated November. 10, 2022 08:31

日本語

 8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집권 여당인 민주당을 누르고 하원을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상원은 주요 경합지역에서 막판까지 오차 범위 내 초접전이 진행 중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경제 심판론을 외쳐온 공화당이 2년 만에 양원 중 하원을 탈환하고 상원 주도권까지 넘보고 있는 것이다.

 공화당은 의회 다수당 지위를 되찾으면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 에너지, 통상 정책을 비롯한 국내외 정책들을 손보겠다고 공언해왔다. 향후 쟁점 법안들의 재개정을 통한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재조정이 대대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을 비롯해 다른 나라들에 미칠 영향도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는 더 강화될 조짐이다. 공화당은 “경제를 더 강하게 만들겠다”며 미국 내 제조업 강화와 공급망 확보를 주요 공약으로 명시했다. ‘아메리칸 퍼스트’는 동맹국들과의 연대 강화를 추진했던 바이든 행정부에서조차 반도체 지원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에서 봤듯 이미 노골화하고 있었던 기조이긴 하다. 여기에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고수했던 보호무역주의까지 가세할 경우 그 수위는 한층 높아질 수밖에 없다.

 미중 간 갈등도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은 미국의 대중 의존도가 위험 수준으로 높아져 있다며 의회 내 중국 전담 위원회를 통한 대응책 마련을 예고하고 있다. 대중 수출과 수입, 투자 규제를 강화하는 추가 법안들도 줄줄이 발의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3기 연임을 확정지은 중국 또한 이런 미국의 대중 견제책에 본격 대응할 태세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같은 대외적 난제 해결을 시도할 여력은 더 줄어든 상태다. 공화당의 공격 앞에서 국내 현안 대응이 시급해진 탓이다. 미국을 통한 대북정책의 돌파구를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공화당 강경론자들에 힘이 실리면서 장기적으로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증액 같은 한미 동맹 이슈들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국은 중간선거 이후 미국 정치권의 변화와 파장을 면밀히 분석해 이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의 대중 견제정책 동참 요구나 통상압력은 앞으로 더 거세질 수 있다. 한미 동맹 강화에 주력해온 정부의 외교정책은 IRA로 “미국에 뒤통수를 맞았다”는 비판에 직면한 실정이다. 안보 협력을 다지는 동시에 대미 경제안보 정책을 정교하게 다듬지 않으면 양국 관계는 한순간에 흔들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