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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삿대질 하다 끝난 與野 교섭단체 대표연설

서로 삿대질 하다 끝난 與野 교섭단체 대표연설

Posted February. 15, 2023 08:50,   

Updated February. 15, 2023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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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이틀동안 이어졌다. 올해 교섭단체 대표 연설은 처음이다. 집권 여당과 제1야당의 정국 인식과 해법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를 동시에 걱정해야 하는 심각한 복합위기 상황인 만큼 여야의 책임 있는 자세를 기대했지만 연설의 상당 부분은 상대방에 대한 공격으로 채워졌다. 서로 삿대질만 하다 끝난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어제 연설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이 대표가 여러 가지 부정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은 민주당뿐 아니라 국회 전체 위신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 수사가 정치 탄압이라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서는 “내로남불”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의석을 차지한 이래 의회민주주의는 급격히 붕괴되고 있다”고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앞서 “윤석열 정부 9개월의 총평은 ‘눈 떠보니 후진국’”이라고 규정했다. 거의 1분에 한 번꼴로 윤 대통령을 거론했다. ‘최악의 리더십’ ‘최악의 무능정권’ ‘검사들의 대장’과 같은 거친 표현을 총동원했다. “검찰과 재판부, 대통령실이 삼위일체가 돼 ‘김건희 구하기’에 나섰다”고 했다.

여당은 각종 국가 위기의 근원을 민주당의 내로남불 탓으로 돌리고, 야당은 대통령 탓만 한 셈이다. 국회를 책임지는 거대 양당의 대표들의 입에서 비판에 앞서 스스로 성찰하는 자세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야당과의 협치나 국회의원 특권 포기 등에 대한 언급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번 대표연설을 접한 국민의 심정은 착잡할 뿐이다. 여야 모두 극단적 대립을 극복하기 위한 의지는 보여주지 않고, 상대방을 향한 반감과 적개심만 쏟아냈기 때문이다. 경제위기 속에 열린 1월 임시국회는 회기 내내 여야 대립으로 공전하다시피 했다. 이대로라면 내년 총선을 의식한 여야의 대립으로 2월 임시국회는 물론 올해 정치권의 대립은 더욱 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경제와 안보 등의 대내외적 위기가 깊어지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양자컴퓨터 등 위기 극복의 동력이 될 주요 법안들이 여야의 불협화음 속에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여야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상관없이 경제 활성화나 민생 안정에 시급한 법안들도 적지 않다. 국회의 기본소임은 방치한 채 적대적 대치만 거듭하는 여야의 모습에 국민은 점점 지쳐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