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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금속활자본 직지, 50년만에 공개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 직지, 50년만에 공개

Posted February. 17, 2023 08:38,   

Updated February. 17, 202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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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직지)이 50년 만에 대중에게 공개된다.

프랑스 국립도서관(BnF)은 16일(현지 시간)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 전시회(4월 12일∼7월 16일)에 직지를 전시한다고 밝혔다. BnF 측은 세계 인쇄술 발전사를 되짚는 이번 전시회에 “금속활자로 인쇄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작품 직지(한국, 1377년)”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직지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이라는 사실은 1972년 BnF ‘세계 도서의 해’ 기념 전시에서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1968년부터 BnF 사서로 근무하던 고(故) 박병선 박사(1923∼2011)가 이 도서관 ‘한국’ 코너 귀퉁이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직지를 발견한 것이 시작이었다. 박 박사는 끈질긴 연구와 고증 끝에 직지가 금속활자로 인쇄됐으며 당시까지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으로 여겨진 구텐베르크 기독교 성서(1455년)보다 78년이나 먼저 제작됐음을 입증해 낸 것이다. 직지는 이듬해인 1973년 BnF ‘동양의 보물전(展)’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50년간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청주고인쇄박물관에 따르면 직지는 1377년 7월 청주 흥덕사에서 상, 하 2권으로 간행됐으며 현재 하권만 BnF에 보관돼 있다. 직지는 1886년 한불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되면서 초대 주한 대리공사로 부임한 프랑스인 콜랭 드 플랑시가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골동품 수집가 앙리 베베르를 거쳐 BnF에 기증됐다. 직지는 인류 문화사에 끼친 영향과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이채완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