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아니라 ‘거대한’, ‘남자’는 ‘사람’… 수정된 ‘찰리와 초콜릿 공장’
Posted February. 20, 2023 09:00,
Updated February. 20, 2023 09:00
‘뚱뚱한’ 아니라 ‘거대한’, ‘남자’는 ‘사람’… 수정된 ‘찰리와 초콜릿 공장’.
February. 20, 2023 09:00.
by 조은아 achim@donga.com.
뚱뚱한(fat)은 거대한(enormous)으로, 남자(men)는 사람(people)으로…. ‘찰리와 초콜릿 공장’ ‘마틸다’ 등으로 유명한 영국 아동문학작가 로알드 달(1916∼1990) 작품 속 표현들이 ‘정치적 올바름(PC)’에 맞게 수정돼 재출간됐다고 17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출판사 ‘퍼핀’ ‘로알드 달 스토리컴퍼니’는 2020년부터 전문가들과 그의 작품을 대대적으로 검토해 신체, 정신건강, 젠더, 인종 등과 관련된 수백 가지 표현을 수정했다. 신체 표현이 대표적이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수정본에서 오거스터스 그루프는 ‘뚱뚱한’ 대신 ‘거대한’ 사람으로 표현됐다. 소인족 움파룸파는 ‘아주 작은(tiny)’ 대신 ‘작은(small)’으로 바뀌었다. ‘남자’이던 움파룸파 성별도 중성적인 ‘사람’으로 변경됐다. 마틸다에서 주인공 마틸다는 남성 작가 러디어스 키플링 소설을 즐겨 읽는 것으로 묘사됐지만 여성 작가 제인 오스틴 책을 읽는 것으로 수정됐다.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 주인공 미스터 폭스의 아들은 딸로 바뀌었다. 문제적 표현은 아예 삭제됐다. ‘더 트위츠(멍청씨 부부 이야기)’에서 인신공격적으로 들릴 수 있는 ‘이중 턱’ ‘미친’이란 표현은 없어졌다. 인종차별을 떠올린다는 색상이라며 ‘검은’ ‘하얀’도 사라졌다. 오해의 소지가 있을 땐 문장이 추가됐다. ‘더 위치스(마녀를 잡아라)’에서 마녀가 가발 아래 대머리를 숨기고 있다는 대목 다음에 “여자들이 가발을 쓰는 이유는 이것 말고도 많고,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란 문장이 들어갔다. 로알드 달은 최근 반유대주의와 여성 혐오, 인종차별 비난을 받았다. 2020년 미국 할리우드 영화 ‘더 위치스’에서 마녀 역을 맡은 앤 해서웨이가 손가락이 없는 것으로 나오자 장애인 비하 논란이 일었다. 유족은 반유대주의 성향이 담긴 작가의 글에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작품 수정을 두고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달의 전기 작가 매슈 데니슨은 달이 신중하게 어휘를 선택했다며 “정치적 분위기로 촉발된 그의 소설 변경은 어린이가 아닌 성인이 주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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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한(fat)은 거대한(enormous)으로, 남자(men)는 사람(people)으로….
‘찰리와 초콜릿 공장’ ‘마틸다’ 등으로 유명한 영국 아동문학작가 로알드 달(1916∼1990) 작품 속 표현들이 ‘정치적 올바름(PC)’에 맞게 수정돼 재출간됐다고 17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출판사 ‘퍼핀’ ‘로알드 달 스토리컴퍼니’는 2020년부터 전문가들과 그의 작품을 대대적으로 검토해 신체, 정신건강, 젠더, 인종 등과 관련된 수백 가지 표현을 수정했다.
신체 표현이 대표적이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수정본에서 오거스터스 그루프는 ‘뚱뚱한’ 대신 ‘거대한’ 사람으로 표현됐다. 소인족 움파룸파는 ‘아주 작은(tiny)’ 대신 ‘작은(small)’으로 바뀌었다. ‘남자’이던 움파룸파 성별도 중성적인 ‘사람’으로 변경됐다.
마틸다에서 주인공 마틸다는 남성 작가 러디어스 키플링 소설을 즐겨 읽는 것으로 묘사됐지만 여성 작가 제인 오스틴 책을 읽는 것으로 수정됐다.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 주인공 미스터 폭스의 아들은 딸로 바뀌었다.
문제적 표현은 아예 삭제됐다. ‘더 트위츠(멍청씨 부부 이야기)’에서 인신공격적으로 들릴 수 있는 ‘이중 턱’ ‘미친’이란 표현은 없어졌다. 인종차별을 떠올린다는 색상이라며 ‘검은’ ‘하얀’도 사라졌다.
오해의 소지가 있을 땐 문장이 추가됐다. ‘더 위치스(마녀를 잡아라)’에서 마녀가 가발 아래 대머리를 숨기고 있다는 대목 다음에 “여자들이 가발을 쓰는 이유는 이것 말고도 많고,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란 문장이 들어갔다.
로알드 달은 최근 반유대주의와 여성 혐오, 인종차별 비난을 받았다. 2020년 미국 할리우드 영화 ‘더 위치스’에서 마녀 역을 맡은 앤 해서웨이가 손가락이 없는 것으로 나오자 장애인 비하 논란이 일었다. 유족은 반유대주의 성향이 담긴 작가의 글에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작품 수정을 두고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달의 전기 작가 매슈 데니슨은 달이 신중하게 어휘를 선택했다며 “정치적 분위기로 촉발된 그의 소설 변경은 어린이가 아닌 성인이 주도했다”고 말했다.
조은아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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