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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3세, 英군주 첫 2차대전 獨희생자 헌화

찰스3세, 英군주 첫 2차대전 獨희생자 헌화

Posted April. 03, 2023 08:49,   

Updated April. 03, 2023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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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3세 영국 국왕(75)이 지난해 즉위 후 첫 해외 순방국인 독일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 폭격에 희생된 독일인들에게 헌화했다.

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찰스 3세 국왕은 지난달 30일 유럽연합(EU) 회원국과의 유대 강화를 위해 국빈 방문한 독일 북부 항구도시 함부르크 성니콜라이 기념관을 찾았다. 80년 전 영국과 미국 폭격기들의 공습 이후 겨우 모습을 유지한 성니콜라이 교회 예배당 입구와 첨탑 등 유적을 2차대전 기념관으로 꾸민 곳이다.

찰스 3세는 예배당 입구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헌화한 뒤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했다. 찰스 3세가 바친 붉은색 추모 화환에는 그가 자필로 쓴 ‘영원한 기억’이라는 문구가 달려 있었다. 카밀라 왕비도 백장미를 바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이번 헌화는 연합군 함부르크 폭격 80주년을 석 달 앞두고 이뤄졌다. 1943년 7월 연합군은 독일 나치의 폴란드 및 영국 런던 민간인 공습에 맞서 함부르크를 폭격하는 ‘고모라 작전’을 벌였다. 8일간의 작전으로 민간인 약 4만 명이 숨졌다.

2차대전 동안 연합군의 독일 주요 도시 공습으로 숨진 민간인도 수십만 명이었지만 나치의 전쟁 책임 때문에 독일 정부는 패전 이후에도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기를 꺼려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1992년 독일을 방문했을 때 2차대전 격전지인 동부 드레스덴 지역 프라우엔키르헤 교회에서 헌화하려고 했지만 시민들이 달걀 세례를 퍼붓는 등 반발해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찰스 3세는 전날 독일 연방의회 연설에서 “과거 교훈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우리의 신성한 책임이지만 공동 미래에 전념함으로써 과거로부터 완전히 해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은아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