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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세계1위’ 삼성도 반도체 감산

Posted April. 08, 2023 08:56,   

Updated April. 08, 202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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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한파의 직격탄을 맞은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공식화했다. 반도체 사업 적자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8% 감소하자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바꿨다.

삼성전자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3조 원, 영업이익 6000억 원의 잠정 실적을 거뒀다고 7일 공시했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10∼12월)보다 매출 10.6%, 영업이익 86.1%가 감소했고, 지난해 1분기보다는 매출 19.0%, 영업이익 95.8%가 줄었다. 이번 실적은 최근 증권가에서 예상했던 영업이익 전망치(1조 원)를 밑돈다. 영업이익 5900억 원을 올리는 데 그쳤던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의 최저 실적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업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업계에선 반도체사업(DS) 부문에서 3조∼4조 원대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보기술(IT) 수요가 회복되지 않아 고객사들의 재고가 줄지 않았고,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계속된 탓이다. 삼성전자는 “IT 수요 부진이 지속돼 부품 부문 위주로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시스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실적도 경기 부진 및 비수기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반도체 감산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난이도가 높은 다음 단계의 공정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생산물량 감소에 대비해 물량을 확보해 왔다”며 “공급물량이 확보된 제품을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감산을 시작한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에 이어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 1위 삼성전자까지 감산에 동참하는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단기 생산 계획은 하향 조정했으나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전망된다”며 “필수 클린룸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비중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감산 공식화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일 대비 4.33% 오른 6만5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메모리 수급 상황이 개선돼 가격 하락세가 진정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SK하이닉스 주가도 6.32% 오른 8만9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사업부문별 실적을 포함한 확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홍석호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