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악지대에서 악천후 속에 등반하다 실종된 영국 배우 줄리언 샌즈(사진)가 5개월여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다. 향년 65세.
27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 샌버너디노 카운티 보안관은 사흘 전 샌게이브리얼 산맥 볼디산에서 발견된 시신이 샌즈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샌즈 유족은 시신 발견 전 성명을 내고 “훌륭한 아버지이자 남편, 탐험가, 자연과 예술을 사랑한 사람, 독창적이고 협력적인 연기자로 우리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고 애도한 바 있다.
샌즈는 1984년 캄보디아 공산주의 정권 크메르루주 대학살을 다룬 영화 ‘킬링필드’ 사진작가 역과 1985년 ‘전망 좋은 방’에서 여주인공 헬레나 보넘 카터의 연인인 로맨티스트 조지 에머슨 역으로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공포영화 ‘워록’(1989년)으로 이름을 떨친 뒤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를 비롯해 40년 동안 영화와 드라마 150여 편에서 왕, 마법사, 포주 같은 다양한 역으로 도전적인 연기 경력을 펼쳤다.
영화 킬링필드에서 역시 사진작가 역으로 나와 오랜 우정을 쌓은 배우 존 말코비치는 올 2월 샌즈와 함께 출연한 영화 ‘세네카’가 출품된 독일 베를린영화제 시사회에서 “훌륭한 이야기꾼인 샌즈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