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용병 떠난 중앙阿-중동, IS 득세 우려 불안 떠는 주민들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바그너그룹의 철수에 따른 치안 악화 가능성에 일부 주민이 정신질환을 걱정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한 무장 반란에 실패한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 소속 용병들이 중동과 아프리카 주둔지를 속속 떠나면서 치안 악화를 우려한 현지 주민이 심한 불안에 떨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 보도했다. 바그너그룹은 정정 불안이 심해 살인, 강도 등 민간인 대상의 강력 범죄가 판치는 시리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말리 등에서 현지 군경을 대신해 치안을 유지해왔다.

바그너그룹 용병이 대거 주둔했던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내 나나바카사 캠프 인근 주민들은 바그너그룹의 완전 철수를 우려하고 있다. 최근 대다수 용병들이 조리 도구, 매트리스 등 생필품까지 모조리 팔아가며 귀국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 캠프 인근에 남아있는 용병은 15명에 불과하다. 최근 수도 방기에서도 바그너그룹과 계약했던 러시아 항공기 2대가 러시아로 떠났다. 한 주민은 WSJ에 “지역사회에 치안 공백을 우려한 상당한 불안증이 퍼져 있다”고 토로했다.

2011년부터 내전 중이며 정부군, 반군, 쿠르드족, 수니파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잔당 등으로 사분오열된 시리아의 상황도 비슷하다. 바그너그룹은 한때 IS가 장악했던 일부 유전과 가스전을 2018년경 탈환한 후 유전 수익의 25%를 받아왔다. 이에 바그너그룹이 철수하면 IS가 다시 이를 노릴 것이란 우려가 높다. 실제 러시아 국방부는 최근 북서부 팔미라에 있는 유전 및 가스전의 관리 주체를 바그너그룹에서 ‘IS헌터스’ 민병대로 이관했다.

IS가 중동에서 활동을 재개하는 움직임도 뚜렷하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IS의 시리아 동부 지역 지도자 우사마 알무하지르를 ‘MQ-9 리퍼’ 무인기(드론·사진)로 7일 제거했다고 9일 공개했다. ‘하늘의 암살자’로 불리는 이 무인기는 2018년 IS 수장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2020년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 암살 등에도 쓰였다.

마이클 쿠릴라 중부사령관은 “IS가 시리아는 물론 그 이외의 지역에도 위협으로 남아 있다. 동맹과 함께 IS 격퇴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기욱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