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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글로벌 톱10 탈락…이대로 쪼그라들 것인가

한국 경제 글로벌 톱10 탈락…이대로 쪼그라들 것인가

Posted July. 13, 2023 08:08,   

Updated July. 13, 2023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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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의 경제규모가 세계 13위로 잠정 집계됐다. 2년 연속 세계 10위였던 순위가 3계단 밀리면서 ‘톱 10’에서 탈락한 것이다. 천연자원 부국인 러시아, 브라질, 호주에 추월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원화 약세로 인한 환율효과가 적지 않다. 하지만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악화일로여서 언제 다시 10위권으로 재진입할 수 있을지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작년 시장환율을 적용해 집계한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는 1조6733억 달러로 전년보다 7.9% 감소했다. 반면 2021년 11∼13위였던 러시아, 호주, 브라질은 달러로 환산한 지난해 GDP가 증가해 한국의 순위를 뛰어넘었다. 2005년에 처음 10위에 오른 한국은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가 2000년부터 2년간 10위에 머물렀다.

순위 하락의 직접적 원인은 ‘킹 달러’ 현상과 원화가치의 하락이다. 원화표시 GDP는 늘었지만 원화가치가 12.9%나 하락해 달러 표시 GDP는 7.9% 감소했다. 이에 비해 한국을 추월한 나라들은 석유·천연가스·철광석 등 자원이 풍부해 국제가격 상승의 프리미엄을 누렸다.

문제는 향후 조속한 10위권 복귀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은 1.5%로,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 2.8%의 절반 수준이다. 디플레이션(물가하락) 늪에 빠졌다는 경고가 나올 정도로 중국 경제 부진이 계속되면서 하반기 한국 수출의 극적인 회복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게다가 14, 15위 스페인, 멕시코는 한국보다 높은 2%대 성장을 예고하며 추격 중이다.

중장기 전망은 더 어둡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 인구 감소로 한국의 잠재 성장률은 2047년부터 마이너스로 떨어질 전망이다. 인구가 줄어도 경제규모를 유지하려면 효율을 크게 높여야 하지만,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선진국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한 노동개혁은 ‘주 69시간 근로’ 프레임에 막혀 첫발조차 떼지 못하고 있다.

화폐가치는 한 나라 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비추는 바로미터다. 순위하락을 환율 탓으로 돌려선 안 되는 이유다. 글로벌 경제의 블록화는 자유무역의 최대 수혜자 중 하나인 우리 경제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 안팎의 도전을 막아낼 초격차 기술, 초일류 기업을 더 빠르게, 더 많이 키워내야 한다. 머뭇거리거나 물러설 여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