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둘러싸고 주말 내내 공방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는 걸어다니는 의혹백화점”이라며 사퇴를 요구한 반면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는 방송 정상화의 적임자”라며 임명을 촉구했다.
민주당 언론자유특별위원회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후보자의 임명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재차 주장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 후보자 임명은 윤 대통령에게 거대한 늪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민주당으로선 윤 대통령이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경우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상황이다. 이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현 정부 들어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되는 16번째 인사가 된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이 가진 임명권을 제어할 방법은 없기 때문에 정치적 책임을 부각할 수밖에 없다”며 “부실한 청문 자료 제출이라도 막을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답변 과정에서 위증을 했다고 보고 이에 대한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발목 잡기”라고 반박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후보자는 언론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위해, 편향된 공영방송을 정상화할 적임자”라며 “하루빨리 이 후보자의 임명을 통해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이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여야는 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하기 위한 과방위 전체회의 개의 일정을 두고도 이견을 보였다. 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여야 간사 간 협의한 대로 21일 전체회의를 예정대로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보고서 채택 여부부터 먼저 합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방위원장은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맡고 있다. 국민의힘 과방위 관계자는 “보고서 채택 여부도 정하지 않고 전체회의를 열자는 것은 정치 공방을 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김은지기자 eunji@donga.com · 권구용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