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미 연합군사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개시일(21일)에 맞춰 미사일 발사 훈련 사실을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경비함 해병들의 전략순항미사일 발사훈련을 참관했다며 “전략순항미사일이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신속히 목표를 명중타격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리 군은 “(북한이 발사한 건) 전략순항미사일이 아니라 함대함 미사일”이라며 “표적에 명중하지도 못했다”고 반박했다.
조중통은 김 위원장이 “조선인민군 해군 동해함대 근위 제2수상함전대를 시찰했다”고 21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미사일 발사 현장에서 “유사시 적들의 전쟁 의지를 파탄시키고 최고사령부의 전략 전술적 기도를 관철할 것”이라고 지시해 UFS 연합훈련을 겨냥한 노골적 무력시위임을 분명히 했다.
북한 보도대로라면 지상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이어 이번엔 해상의 함선에서도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시켰다는 것. 북한의 ‘화살-1·2형’ 순항미사일은 수십 m 초저고도로 비행하며 경로 변경도 가능해 요격이 힘들다. 전술핵을 실어 지상·해상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쏘면 기습타격 위협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사일을 쏜 함선은 건조 후 10년이 지났고, 스텔스(레이더 회피) 능력도 안 된다고 군은 보고 있다. 합참은 “그런 작은 배에서 그런 (전략순항) 미사일을 쏠 수가 없다”며 “(이번에 발사한) 함대함 미사일은 사거리가 굉장히 짧고 그리 위협적 수단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북한이 쏜 함대함 미사일은 러시아제 Kh-35E(우란) 함대함을 역설계한 금성-3호(사거리 200km) 개량형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다.
합참은 또 “우리 감시장비로 탐지해 보니 미사일 비행거리는 세 자리를 겨우 넘었고 표적에 명중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최대 사거리가 1500∼2000km에 달하는 화살-1·2형이 아니라는 것. 북한이 허위일 가능성이 높은 군사훈련까지 전격 공개하며 도발하는 것과 관련해 정부 소식통은 “대북 군사공조를 가속화하고 연합훈련에 나서는 등 한미일의 안보협력이 긴밀해지자 김 위원장이 조급함을 내비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