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北 위성 두 번째도 실패… ‘위협의 진화’ 간과 말아야

北 위성 두 번째도 실패… ‘위협의 진화’ 간과 말아야

Posted August. 25, 2023 08:28,   

Updated August. 25, 2023 08:28

日本語

북한이 어제 새벽 3시 50분쯤 예고한 대로 군사정찰위성(만리경-1호)을 실은 발사체(천리마-1형 로켓)를 남쪽 상공으로 쐈지만 실패했다. 북한 우주개발국은 “로켓의 1, 2단계는 정상 비행했으나 3단계 비행 중 비상폭발 체계에 오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0월 3차 발사를 예고했다.

북한이 군사위성 발사에 실패한 것은 5월에 이어 두 번째다. 그러나 반복된 실패보다는 기술 축적에 따른 ‘위협의 진화’에 주목해야 한다. 5월에는 2단계 추진체 시동 불발로 비교적 일찍 서해상에 추락했다면 이번엔 3단계까지 정상 가동되면서 최종 잔해가 필리핀 동쪽 해상에 떨어졌다. 또 “비상체계 문제로 폭발했다”는 북한 설명이 맞다면 엔진 결함보다는 오류를 바로잡는 것이 수월할 수 있다. 비상폭발체계란 미사일 무인기 등 비행체에 탑재해 놓고 발사 후 궤도 이탈 또는 제어 불능 상황 때 인위적으로 폭발시키는 장치다.

북한이 만리경 1호를 진짜로 지구 저궤도에 올리려고 한다면 목적은 두 가지다. 한국 일본 미군 괌기지 등 3국 군사시설을 정찰하고,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쏠 때 정확도 제고를 위한 것이다. 하지만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은 어제 군사위성이 목적이 아닐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겉으로는 우주 이용 권리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ICBM 도발로 본 것이다. 북한은 상대적으로 쉬운 고각(高角) 발사 방식으로 화성 17, 18형 미사일을 테스트해 왔는데, 올 들어선 위성 발사의 형식으로 정상 각도 발사를 실험한 것일 수 있다. 서해에 추락한 만리경 1호 잔해물을 수거한 군 당국은 “너무 조악해 군사위성으로 가치가 없다”며 북한 발표에 의문을 표시했다. 위성 발사체 로켓이건 ICBM이건 사실상 같은 기술이다. 유엔 안보리는 2006년 대포동 2호 발사 이후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 사용을 불법으로 규정했고, 중국과 러시아도 여기에 동의했다.

북한은 20년 넘게 미사일 도발을 거듭하며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축적했다. 한미일 3국은 정상 합의대로 공동의 미사일 조기 대응시스템을 서둘러 구축 가동해야 한다. 또 북한의 미사일 돈줄차단을 위해 가상화폐 해킹 방지 등에도 더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