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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벅지 돌찍기 사망사건은 제3자의 가스라이팅 범행”

“허벅지 돌찍기 사망사건은 제3자의 가스라이팅 범행”

Posted August. 29, 2023 08:46,   

Updated August. 29, 202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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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남성 두 명이 자동차 안에서 한 달가량 지내다 서로 돌로 때려 한 명이 사망한 ‘졸음쉼터 사망사건’의 진범은 둘을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하던 제3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살인 및 중감금치상 혐의로 구속한 이모 씨(31)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씨는 2019년부터 알고 지내던 안모 씨와 김모 씨가 서로 폭행하도록 강요해 안 씨가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 씨의 시신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40분경 전남 여수시의 자동차전용도로 졸음쉼터에 정차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조수석에서 발견됐다. 안 씨와 김 씨는 이 씨의 강요로 차량에서 한 달가량 생활하며 ‘상대방이 잠들면 돌로 허벅지를 때린다’는 벌칙을 서로에게 가했다고 한다. 결국 안 씨는 피부 괴사에 의한 패혈증으로 숨졌고, 김 씨도 같은 증상으로 중상을 입고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변호사 사무장을 사칭한 이 씨는 4년 전 둘에게 법률 정보를 제공하며 가까워졌다. 이 씨는 둘에게 소송비용, 차량 구입비용 등 최소 4억5000만 원의 가짜 빚을 만들고 “갚으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거듭된 요구에 안 씨와 김 씨는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 빚을 일부 갚기도 했다.

급기야 이 씨는 올 6월 말부터 차량에서 숙식하면서 빚을 갚을 방법을 강구하라고 요구했고, 둘에게 서로를 폭행하라고 시켰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가 두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한 것으로 보인다”며 “안 씨가 숨지기 직전에도 김 씨는 이 씨의 허락을 받고서야 119에 신고를 했다. 또 경찰에서도 “끝장 논쟁을 통해 채무 관계를 정리하자고 합의한 후 말싸움을 이어가다 사망했다”며 이 씨가 강요한 진술을 했다.

경찰은 김 씨를 이번 사건의 피해자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파악한 후 신병 처리 방향을 정할 방침이다.


이형주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