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9월 모평, 킬러문항 없었지만 까다로웠다

Posted September. 07, 2023 08:25,   

Updated September. 07, 2023 08:25

日本語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가 9일 전국 고교와 학원 등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6월 윤석열 대통령이 “교과과정 밖의 킬러(초고난도)문항을 배제하라”고 지시한 지 84일 만이다. 이날 공개된 문항을 분석한 결과 교육당국과 EBS, 사교육 업체들은 “대통령의 지시가 확실히 반영됐다. 킬러문항은 없었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전국 2139개 고교, 485개 지정학원에서 모의평가를 실시했다. 이번 시험은 윤 대통령이 킬러 문항 배제를 지시한 이후 첫 평가원 주관 시험이라 관심이 컸다. 윤 대통령이 6월 ‘지나치게 어렵다’고 지적했던 국어 영역 독서 과목의 경우 배경지식이 필요하거나 과도한 개념이 많이 들어간 지문은 없었다. 과학·기술 지문도 마찬가지다. 김성길 인천 영흥고 교사는 “EBS 교재에서 다룬 ‘압전 효과와 초정밀 저울’에 관한 내용이 있었지만, 배경지식이 없어도 지문에 충분히 정보가 제공돼 킬러문항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수학 영역은 EBS 모의고사 교재에서 숫자만 바뀐 문항이 나오는 등 다소 쉬운 것으로 평가됐다. 수열을 다룬 12번 문항은 EBS 수능완성 4회 모의고사 7번 문제와 숫자만 달랐다. 종로학원은 “수학에서 이런 식으로 EBS 문제가 똑같이 나온 건 처음”이라고 밝혔다. 교육부가 6월에 킬러문항 예시로 제시했던 ‘세 가지 이상의 수학 개념이 결합’하거나 ‘대학 수준 개념’을 알아야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도 없었다.

영어 영역에 대해 김보라 서울 삼각산고 교사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거나 한국어로 번역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추상적인 지문이 배제됐다”며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선택지가 보다 정교하게 만들어졌는데 함정으로 기능한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이번 시험은 6월 모의평가와 비교하면 국어, 영어는 다소 어렵고 수학은 다소 쉬웠다. 6월 모의평가 수학이 최근 8년 사이 가장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를 받았기에 평가원이 이번에 난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변별력을 유지하기 위해 지문은 쉽지만 질문과 사지선다 선택지는 까다롭게 해 중상위권 수험생 입장에서는 어렵게 느껴졌을 수 있다고 입시전문가들은 평가했다. 11월 16일 수능에서 수학 킬러 문항이 배제되고 이번 시험과 비슷한 정도로 출제된다면 의대 등을 노리는 최상위권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9월 모의평가 성적은 다음 달 5일 통지된다.


최예나 yena@donga.com · 박성민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