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범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3선 홍익표 의원(56·서울 중-성동갑·사진)이 선출됐다. 홍 신임 원내대표는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결선 투표를 거쳐 남인순, 김민석 의원(득표순)을 제치고 당선됐다.
홍 원내대표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이재명 체제’ 유지를 강조했다. 그는 “하나의 팀이 돼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내겠다”고 했다.
이번 보궐선거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에 대한 책임론 속 비명(비이재명)계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사퇴하면서 치러졌다. 홍 원내대표는 4월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박 전 원내대표에게 밀려 패했으나, 재도전 끝에 제1야당의 원내사령탑이 됐다.
이 대표가 이날 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가운데, 이 대표가 구속될 경우 홍 원내대표가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라 당대표 궐위 시에 따른 권한 대행을 맡게 된다. 홍 원내대표는 당선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구속영장이) 당연히 기각될 거라 확신하나 결과에 따라 당은 상당히 비상한 각오로 싸워나갈 준비도 하겠다”며 “만약 내일 기각돼 (이 대표를) 뵙는다면 앞으로 당 운영과 관련해 대표님께 포괄적으로 협의하고 이 대표를 중심으로 내년 선거를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에 대한 징계가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선 “민주성, 다양성이 보장돼야 하나 그에 따라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때도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이례적으로 정견발표와 투·개표를 모두 비공개에 부쳤다. 이를 두고 지난 주말 지명직 최고위원직에서 자진사퇴한 비명계 송갑석 의원이 “정견발표를 비공개로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