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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이어 이스라엘까지 戰火… 韓 강 건너 불 아니다

우크라 이어 이스라엘까지 戰火… 韓 강 건너 불 아니다

Posted October. 09, 2023 08:54,   

Updated October. 09, 2023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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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공습으로 이스라엘에서 500여 명의 사망자와 30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하마스는 최대 7000발의 로켓포를 집중 발사하며 이스라엘의 방어망을 뚫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낙하산 등으로 육해공 모두에서 침투한 무장 조직원들이 이스라엘 곳곳에서 시가전을 벌이며 민간인들을 인질로 잡아가고 있다고 한다. 이스라엘이 “전쟁 돌입”을 선포하고 반격에 나서면서 양측의 유혈 충돌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속속 타전되고 있는 현장 상황은 처참하다. 거대한 화염 속에 건물이 무너져 내리고 길거리에는 미처 수습하지 못한 시신들이 쌓였다. 공휴일 새벽에 허를 찌른 대규모 공습 앞에 수천 억 원이 투입된 이스라엘 로켓 방어망 ‘아이언 돔’은 힘을 쓰지 못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는 물론 미국 CIA도 이를 사전에 감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마스의 비대칭 기습전이 세계적 수준의 정보력, 기술력을 자랑하던 시스템과 기관을 순식간에 무력화시켰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수십 년간 무력충돌이 지속돼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의 골은 깊다. 특히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의 강력한 봉쇄정책으로 ‘지구상 최대의 창살 없는 감옥’으로 불리는 곳이다. 하마스의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이 주변 아랍국들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자 고립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감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더라도 대규모 희생을 초래한 무차별 공습은 그 무엇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일로 강력히 규탄한다.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는 이-팔 충돌은 중동을 넘어 글로벌 안보지형을 흔들고 있다는 점에서도 우려스럽다. 폭발해버린 중동의 화약고에 이란 등이 참전할 경우 신냉전 구도 속 또 다른 진영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서방의 지원 여력이 급감하는 상황이다. 미국의 전선이 유럽에 이어 중동으로까지 분산되면 아시아 등 다른 지역에 대한 안보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 중동 정세의 불안정성은 치솟는 유가를 더 자극해 세계 경제를 휘청거리게 만들 뇌관이기도 하다.

북한의 침공 위협에 상시 노출돼 있는 한국으로서는 특히 ‘강 건너 불’로 넘길 일이 아니다. 하마스의 공습은 핵무기나 탄도미사일 뿐 아니라 비대칭 재래식 전력만으로 국가 안보를 뒤흔들 수 있음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다. 정부와 군 당국이 ‘킬체인’ 같은 3축 체계의 강화와 함께 휴전선에 배치된 북한의 장사정포에 맞설 ‘한국형 아이언돔’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하는 이유다. 국제정세의 흐름을 면밀히 살피며 국가정보원을 중심으로 정보망도 재차 점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