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많던 아들, 다른 사람이 되어 살더라도 못다 핀 꽃을 피우길….”
영화 ‘안시성’ , 방탄소년단(BTS)의 ‘마이크드롭’ 뮤직비디오 연출 등에 참여한 고 김상우 씨(31·사진)가 장기 기증으로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김 씨가 지난달 13일 부산대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을 기증했다고 12일 밝혔다. 김 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이렇게라도 계속 살아갔으면 좋겠다”며 장기 기증에 동의했다고 한다.
김 씨는 지난달 10일 공원에서 자전거를 빌려 탔다가 넘어져 머리를 크게 다쳤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사 상태에 빠져 영영 깨어나지 못했다.
꿈이 많고 성실한 청년이던 김 씨는 생전 부산경남민영방송(KNN)과 부산영상위원회에서 일했다. 워낙 친절하고 자상해 늘 주변을 돌보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고 한다. 유기견 단체에서 봉사 활동을 하고 직접 유기견을 입양하기도 했다. 누나 김수현 씨는 동생을 향해 마지막 편지를 썼다. “상우야, 우리 가족으로 태어나 줘서 기쁘고 행복했어. 다음에 또 만나. 네가 내 동생이어서 고마웠고, 사랑해.”
최훈진기자 choigiz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