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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코스 두 번만에…신예 다그나체우, 케냐 군단 따돌렸다

풀코스 두 번만에…신예 다그나체우, 케냐 군단 따돌렸다

Posted October. 23, 2023 09:04,   

Updated October. 23, 202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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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신예 이스마 안테나예후 다그나체우(25·에티오피아)가 2023 동아일보 경주국제마라톤에서 깜짝 우승했다.

다그나체우는 21일 신라의 ‘천년 고도’ 경북 경주시에서 열린 경주국제마라톤 42.195km 풀코스레이스 국제 엘리트 남자부에서 2시간11분31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다그나체우는 올 4월 밀라노 마라톤에서 풀코스에 처음 도전해 2시간11분55초로 10위에 오른 뒤 두 번째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날 37km 구간 이후 선두그룹이 7명으로 줄 때까지 모두의 관심은 지난해 우승자 에번스 킵코에치 코리르(36)를 비롯한 케냐 선수들에게 쏠렸다. 하지만 40km 구간 이후 코리르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기권했고 선두그룹이 4명까지 줄자 다그나체우가 치고 나가 티머시 킵코리르 카탐(30·케냐)를 21초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고교 시절까지 축구선수를 꿈꾸던 다그나체우는 선생님의 권유로 학교 대표로 나간 육상 대회에서 입상한 것을 계기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고교 졸업 후 5000m, 1만 m, 하프코스에 출전하던 다그나체우는 ‘더 뛸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올해부터 풀코스 도전을 시작했다. 다그나체우는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인근의 엔토토 고산지대(해발 3300m)에서 훈련하는데 이곳은 한국과 날씨가 비슷하다고 했다. 이날 대회 출발 시간이 오전 8시로 예년보다 1시간 빨라지면서 출발 때 기온은 섭씨 10도, 종반부인 오전 10시 이후에도 체감온도가 12도로 시원해 마라톤에는 최적인 날씨였다.

다그나체우는 “한국에서 첫 도전에 우승해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기회만 되면 늘 한국에 오고 싶었다. 에티오피아가 한국전쟁 참전국이라 아직도 한국 사람들이 에티오피아에 오면 고마움을 표시해 한국에 대한 인상이 좋았다. 함께 훈련하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한국 마라톤 대회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마스터스 참가자 9000여 명은 첨성대와 봉황대, 천마총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즐비한 경주의 풀코스와 하프코스, 10km, 5km에서 가을 마라톤 축제를 벌였다.

채널A는 대회 일부 구간을 삼성전자 휴대전화 갤럭시 S23로 찍어 중계했다. 휴대전화 세로 화면 세 개를 나란히 띄워 국제 엘리트, 국내 엘리트 남자·여자 선두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기도 했고 S-슬로모션 기능으로 급수대에서 물병을 낚아채는 선수들의 순간을 포착하기도 했다. 기아는 친환경 전기차 EV9을 중계차로 지원했다.

주낙영 경주시장과 육현표 대한육상연맹 회장, 김석기 국회의원(국민의힘), 이철우 경주시의회 의장,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 천광암 동아일보 논설주간은 출발지에서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경주경찰서는 교통순찰차 등 차량 25대를 비롯해 경찰 및 공무원 600명을 배치해 대회의 안전 개최를 도왔다.


임보미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