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잠재성장률이 올해 처음 1%대로 떨어지는 데 이어 내년에 1.7%로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이 나왔다. 내년 1.7% 전망치는 우리보다 경제의 성숙단계가 높고 규모가 훨씬 큰 미국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저출생, 고령화와 더불어 낮은 생산성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OECD는 한국의 올해와 내년 잠재성장률을 각각 1.9%, 1.7%로 추정했다. OECD의 잠재성장률 전망에서 한국이 2%를 밑돈 것은 처음이다. 잠재성장률은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를 총동원해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을 말한다. 잠재성장률이 1%대로 떨어졌다는 것은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뜻한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계속 떨어지는 반면에 미국은 올해 1.8%에서 내년엔 1.9%로 오히려 한국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OECD의 2001년 이후 통계에서 한국 잠재성장률이 주요 7개국(G7) 국가에 미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도 주요국보다 가파르다. OECD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12년(3.8%) 이후 내년까지 12년 연속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기간 감소 폭은 2.1%포인트로 추정됐다. 같은 기간 G7 국가들 중 잠재성장률 하락 폭이 가장 큰 독일(―0.5%포인트)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미래를 보여주는 경제지표”라며 “잠재성장률 하락은 외국인 투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