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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중국 간 호주 총리 “대화로 관계 유지”…화해 모드

7년만에 중국 간 호주 총리 “대화로 관계 유지”…화해 모드

Posted November. 07, 2023 08:32,   

Updated November. 07, 202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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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부터 경제, 외교안보 등에서 중국과 전방위적으로 충돌했던 호주의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가 현직 총리로는 2016년 이후 7년 만에 중국을 찾았다. 4∼7일 중국을 방문하는 그는 첫 공식 행사로 5일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 국제수입박람회에 등장했다. 또 6일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하루 뒤 리창(李强) 총리 등과 만나기로 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5일 연설에서 “국익을 위해 참을성 있고 신중한 방식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화와 협력으로 양국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면서도 “모든 국가는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무역이 발전하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 또한 되풀이했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지만 미국 등 서방이 줄곧 요구한 ‘규칙에 기반한 무역 질서’ 또한 필요하다는 점을 거론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10일까지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중국이 세계 각국으로부터 과도한 무역 흑자를 거두고 있다는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 2018년부터 열리고 있다.

그간 호주 비판에 앞장섰던 중국 관영 환추시보 또한 “양국은 상호 보완 관계”라며 앨버니지 총리의 방중을 환영했다. 후시진(胡錫進) 전 환추시보 총편집인이 양국 갈등이 격화됐을 때 호주를 ‘씹던 껌’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과 대조적이다.

앨버니지 총리의 전임자이며 친미(親美) 성향인 스콧 모리슨 전 호주 총리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2018년 5세대(5G) 통신망에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배제했다.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중국 기원론을 주장하며 독립 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중국 또한 호주산 석탄, 와인, 쇠고기, 보리 등 10여 개 품목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경제 보복에 나섰다.

그러다 지난해 5월 앨버니지 총리가 취임하고 중국이 석탄과 목재, 보리 등 일부 품목의 관세를 폐지하면서 관계 개선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다만 앨버니지 총리의 태도 변화 또한 경제 분야에만 한정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보 측면에서 호주는 2020년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의체)’, 2021년 ‘오커스(AUKUS·미국 영국 호주의 안보 동맹)’에 모두 가입하며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동참했다. 호주는 미국·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 5개국 정보 협의체 ‘파이브아이스’에도 속해 있다.

또한 미국은 올 3월 2030년대 초까지 핵잠수함 3∼5대를 호주에 판매하기로 했다. 남태평양 곳곳에서 미국과 맞서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기용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