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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러, 재래식무기 군축 합의 이탈… 신냉전 우려

美-러, 재래식무기 군축 합의 이탈… 신냉전 우려

Posted November. 09, 2023 08:55,   

Updated November. 09, 202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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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러시아가 잇달아 핵무기와 재래식무기 관련 군축 합의에서 이탈하고 있다. 중국까지 군비 경쟁에 가세하고 있어 신(新)냉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7일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CFE)에서 탈퇴하고 CFE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이 계속되면서 상황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면서 “미국은 국제법에 따라 12월 7일부터 CFE에 따른 의무 이행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역시 이날 비슷한 성명을 발표했다. CFE란 냉전 말기인 1990년 나토와 옛 소련 주도 바르샤바조약기구가 각자 재래식 무기 보유 목록과 수량을 제한하기 위해 체결한 군축 조약이다.

미국과 나토의 발표는 러시아 정부가 CFE 공식 탈퇴를 선언한 직후 나왔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CFE 탈퇴 절차가 11월 7일 0시를 기해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군축 합의 파기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미국이 먼저 이탈한 사례도 있다. 2019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양국 군비 경쟁을 제한하는 중거리핵전력조약(INF) 참여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올 2월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중단을 선언했다. 이달 2일에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대해 러시아가 비준 철회를 발표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각종 군축 조약에서 이탈하며 냉전 종식 30여 년 만에 지정학적 위기 속에 다시 주요국이 군비 경쟁을 벌이는 신냉전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중국까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기 들어 군축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은아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