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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또 다른 뇌관 ’서안’…유대인 침탈 한달새 200건 넘어

이-팔 또 다른 뇌관 ’서안’…유대인 침탈 한달새 200건 넘어

Posted November. 15, 2023 08:55,   

Updated November. 15, 202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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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강) 서안지구 헤브론에 사는 유대인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민가에 자유롭게 들어가 물건을 무수고 불태운다.”

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는 13일 서안지구가 일종의 무질서 상태에 빠졌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서안지구 일부 유대인 정착민이 이스라엘군 묵인 아래 또는 단독으로 팔레스타인 주민을 공격하거나 집을 빼앗는 일이 늘었다는 것이다.

1967년 6월 전쟁으로 이스라엘이 획득한 서안지구는 이후 오슬로 협정을 거치면서 국제법상 팔레스타인 영역이 됐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가 전체 영역의 18%만 통치하고 다른 20%는 이스라엘군이 안보를 통제하며 나머지는 대부분 유대인 정착지로 이뤄져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안보에 도움이 된다며 유대인 정착촌 증가를 사실상 방관했다.

1970년대만 해도 1만여 명이던 정착민은 현재 약 70만 명으로 늘어나 서안지구 전체 주민(약 390만 명)의 18%를 차지하면서 팔레스타인 주민과 갈등을 일으키는 불씨가 돼 왔다. 2021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 유혈 충돌 배경에도 정착촌 문제가 있었다.

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는 지난달 7일 중동 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혐오범죄가 적어도 120건 일어났다고 보고 있다. 유엔은 지난 한 달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유대인 정착민 공격이 222건 발생해 어린이 등 적어도 8명이 숨졌고 900명 이상이 살던 집을 떠나야 했다고 집계했다.

지난달 말 올리브 열매를 수확하던 팔레스타인 농부가 정착민 총에 맞아 숨지면서 생계를 잇기 어려워진 주민도 속출하고 있다. PA 측은 “주민들이 공격받을까 두려워 올리브 수확 노동을 꺼리면서 올리브나무 60%에 열매가 그대로 달려 있다”고 카타르 관영 방송 알자지라에 전했다. 또 서안지구에 숨어든 하마스 대원 체포를 위한 이스라엘군 수색과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인 190명이 숨졌고 2520명이 구금됐다고 PA 측은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도 유대인 정착민의 무장을 우려하고 있다. 이스라엘 보안 소식통은 하아레츠에 “극단주의자들이 군대와 협력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무장) 활동을 시작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