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글로벌 R&D 예산 내년 1조원 투입”

정부가 글로벌 연구개발(R&D) 협력에 1조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일 개최한 ‘2023년 해외우수연구기관 국제공동연구 심포지엄’에서 내년도 글로벌 R&D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올해 글로벌 R&D 예산은 약 5000억 원으로 전체 R&D 예산 대비 1.6% 수준이다. 이탈리아(7.1%), 영국(5.3%) 등 해외 국가들보다 매우 낮은 편이다. 과기정통부는 이에 따라 내년 글로벌 R&D에 1조8000억 원을 투자해 전체 R&D 예산 대비 약 7%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 중 1조800억 원은 바이오, 인공지능(AI), 양자,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분야에 집중할 예정이다.

해외 연구기관이 국제공동연구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국제협력 시 국가 R&D 추진 절차를 간소화하고, 해외 기관의 국내 R&D 주관기관으로 인정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국가 간 과학기술 협력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연내 이 법이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맞춰 국제협력에 대한 가이드라인 등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글로벌 R&D 예산을 크게 확대하자 연구기관들이 친분이 있는 해외 연구자나 연구기관 등을 급하게 끼워넣는 ‘졸속 기획’이 늘어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과기정통부는 “모든 글로벌 R&D 사업에 해외 연구자를 반드시 참여시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세부 사업에 따라 다양한 협력 유형이 가능하도록 유연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지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