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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 워크아웃 임박…대형 건설사도 ‘PF 위기’

태영 워크아웃 임박…대형 건설사도 ‘PF 위기’

Posted December. 28, 2023 08:27,   

Updated December. 28, 2023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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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급순위 16위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감당하지 못해 이르면 이번 주 내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PF 부실 우려와 공사비 급등으로 상장 건설사 55곳 중 17곳은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등 태영건설을 비롯한 국내 주요 건설사도 재무구조 악화에 직면해 건설업계 위기가 경제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이달까지 태영건설이 갚아야 하는 대출 규모는 3956억 원에 이른다. 내년에는 총 3조6027억 원의 우발채무 만기가 도래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은 전날 회의를 열고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가능성과 부동산 PF 현안 등 부동산 부실 리스크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할 경우 건설업계뿐 아니라 금융업계에도 파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태영건설은 이날 공시를 통해 “현재 경영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워크아웃 가능성 자체를 강력 부인하던 것에서 달라진 기류다.

건설사 재무구조 악화는 태영건설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날 동아일보가 도급순위 상위 300개 건설사 중 올해 3분기(7∼9월) 보고서를 제출한 55곳의 재무구조를 분석한 결과 부채비율 200% 이상인 기업은 17곳이었다. 이 중 300%를 초과한 기업은 6곳이다. 통상 건설 기업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하면 ‘위험’, 300%를 넘기면 ‘고위험’ 기업으로 본다.

PF 부실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데다 원자재 가격 인상과 인건비 급등으로 ‘공사를 할수록 적자’인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건설사 부동산 PF 우발채무(미래에 확정되지 않은 채무)는 22조8000억 원으로 지난해 6월 말 대비 29% 증가했다. 실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0월 건설공사비지수(153.58)는 3년 전보다 28.1% 급등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건설업은 후방 연쇄 효과가 큰 특성상 건설업계가 흔들리면 실물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현 위기가 건설사 연쇄 도산 등 심각한 상황으로 연결되는 것을 막으려면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한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