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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러도 없이 美에 간 감독… K-스토리 또 통했다

1달러도 없이 美에 간 감독… K-스토리 또 통했다

Posted January. 17, 2024 08:23,   

Updated January. 17, 2024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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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제작진과 배우들이 만든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이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상인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8관왕에 올랐다. 2022년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아시아 국적 감독 및 배우 최초로 감독상(황동혁)과 남우주연상(이정재)을 수상한 ‘오징어 게임’에 이어 한국적 코드를 담은 작품이 이뤄낸 또 하나의 쾌거다.

‘성난 사람들’은 15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콕극장에서 열린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 작품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등 8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성진 감독은 이날 감독상 수상 무대에서 “처음 로스앤젤레스에 왔을 때 돈이 없어서 통장 잔액이 마이너스 63센트였다. 그걸 갚으려고 1달러를 저금하겠다고 하니 ‘정말 1달러를 저금하는 거냐’고 묻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그땐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었고, 이런 걸(트로피를) 손에 들고 있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감회를 전했다.

‘성난 사람들’의 주인공 대니 역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스티븐 연은 연기 인생에서 처음으로 에미상을 수상했다. 그는 ‘조지 앤드 태미’의 마이클 섀넌, ‘위어드’의 대니얼 래드클리프 등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떨리는 목소리와 붉어진 눈시울로 그는 “이 자리에 있기까지 저를 도와준 많은 사람들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이달 7일에도 한국계 배우 최초로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성난 사람들’은 되는 일이 없는 한인 이민자 2세 대니(스티븐 연)와 성공한 사업가이지만 자신의 본모습을 잃은 채 숨 막히는 삶을 사는 에이미(앨리 웡)가 우연히 난폭운전으로 엮이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블랙코미디다. 총 10부작으로 지난해 4월 공개 이후 넷플릭스 전 세계 시청 시간 10위권 안에 5주 연속 이름을 올리는 등 흥행했다.

드라마에는 한국적인 코드가 곳곳에 녹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생충’(2019년) ‘오징어 게임’(2021년) 등으로 한국 문화에 관심과 이해도가 높아진 환경에서 현대인들이 겪는 분노와 고독, 압박과 욕망을 날카롭게 포착해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지선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