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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마오쩌둥 민병대’ 부활하나... 기업들 군사조직 설치 잇따라

중국 ‘마오쩌둥 민병대’ 부활하나... 기업들 군사조직 설치 잇따라

Posted February. 22, 2024 08:38,   

Updated February. 22, 2024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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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국영기업에 이어 민간기업에서도 한국 예비군과 유사한 개념의 자체 군 조직을 만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마오쩌둥 시절 크게 번성했던 ‘민병대’의 부활은 부동산 경기 불황 등 악재가 겹친 중국이 안보 이슈로 내부 결속력을 다지려는 목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2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중국 최대 유제품 업체인 일리(伊利)는 지난해 12월 사내 군대 관련 부서인 인민무장부(People’s Armed Forces departments·PAFD)를 설치했다. 지난해부터 국영기업들은 최소 15개 업체 이상이 비슷한 군사 조직을 만들었는데, 민간기업이 만든 건 처음이다. 인민무장부 소속원들은 정식 군인 신분은 아닌 민간인들이지만, 군사훈련을 받으며 상황에 따라 사회질서 유지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고 한다.

미국 CNN방송은 “일리의 인민무장부이 중국 초대 국가주석인 마오쩌둥 집권 시기에 있던 민병대와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당시 민병대는 민간인들로 이뤄져 농촌 지역까지 말단 조직을 갖춘 채 질서 유지 등을 담당했다.

실제로 이런 민병대들은 1960년대에 들어서며 인민무장부가 그 기능을 물려받았다. 한때 소속 구성원이 2억 명에 이르기도 했다. 지금은 숫자가 크게 줄어 지방 정부나 일부 국영기업에서만 명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마오쩌둥 주석은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탄압할 목적으로 민병대 조직을 확대하고 당 안팎에서 개인 숭배에 이용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1970년 말 개혁개방 이후로 존재감을 잃었던 인민무장부의 등장은 중국 사회 내부에서 일종의 불안감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FT는 “중국 공산당이 발전이나 외부적 요인보다는 내수용 안보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팬데믹 이후로 이어진 부동산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정부가 사회적 기강을 다잡을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란 의견도 있다.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티모시 히스 선임연구원은 “주요 국가 비상사태가 벌어졌을 때 이를 관리하고 조정하는데 효과적인 사회 조직이 있어야 한다고 느꼈을 것”이라며 설명했다. 아시아소사이어티의 닐 토마스 연구원도 “군이 지휘하는 기업 민병대가 소비자 불만이나 직원 파업 등의 사회 불안 상황을 더 효과적으로 진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철중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