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을 중심으로 불붙은 빅테크 기술 경쟁이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로 옮겨붙고 있다. 아마존과 엔비디아가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투자 의향을 밝히자, 테슬라는 하루 만인 24일(현지 시간) 자사 AI 로봇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자사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2세대’가 걸어다니는 1분 18초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이른바 ‘테슬라봇’으로 불리는 옵티머스는 2021년 천명한 테슬라 AI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초 옵티머스 1세대를 처음 공개했으며, 지난해 12월 2세대 로봇도 소개했다. 지난달에도 2세대 로봇이 바구니에서 옷을 꺼내 개는 영상 등을 2차례에 걸쳐 공개했다.
현지 매체들은 테슬라가 이날 갑작스레 추가 영상을 올린 건 ‘의도된 목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하루 전날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엔비디아는 ‘피규어AI’에 각각 1억 달러(약 1330억 원)와 5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했다. 피규어AI는 2022년 테슬라와 보스턴다이내믹스 출신들이 설립한 휴머노이드 스타트업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도 지난달 각각 9500만 달러와 5000만 달러를 피규어AI에 투자했다. LG이노텍(850만 달러)과 삼성(500만 달러)도 투자에 뛰어들었다. 오픈AI는 피규어 AI 인수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I의 ‘물리적 본체’라고 불리는 휴머노이드 시장 선점 경쟁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아제이 아그라왈 캐나다 토론토대 로트먼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지난해 동아비즈니스포럼에서 “거대행동모델(LBM)을 장착한 AI 휴머노이드 로봇 등이 마지막 퍼즐 조각인 ‘뇌’를 갖게 되면 인간의 거의 모든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고 내다봤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