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초중고교생 사교육비 지출이 총 27조1000억 원으로 3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킬러 문항 배제 등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 기조의 변화와 의대 정원 확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교육부와 통계청은 전국 초중고교생 7만4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사교육비는 2022년 약 26조 원보다 4.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사교육 참여 학생 비율도 지난해보다 0.2%포인트 오른 78.5%로 역대 가장 높았다. 사교육비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전년 대비 7.8% 줄었다가 2021년 21%, 2020년 10.8% 증가했다.
지난해 사교육비 지출의 특징은 고교생 지출 증가율이 8.2%로 초등학생(4.3%), 중학생(1%)보다 크게 높았다는 점이다. 특히 고3 학생의 사교육비 지출 증가율이 고1, 고2보다 높았다. 서울의 한 고교 국어 교사는 “지난해 킬러 문항 배제 등 수능 출제 기조가 급변하면서 불안한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의존한 것으로 보인다. 예견됐던 일”이라고 했다. 배동인 교육부 정책기획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불안 요인 때문에 사교육 증가가 있었던 것은 맞다”면서도 “킬러 문항 배제와 공정 수능은 가야 할 방향이고 안착되면 사교육 경감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