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승차장에서 무궁화호 열차가 다른 열차를 들이받고 일부 탈선하는 사고가 났다. 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승객 200여 명이 환승하고 대체편이 약 30분 지연되는 등 불편을 겪었다.
18일 코레일과 남대문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5분경 용산구 서울역 5번 승차장 쪽 철로로 들어가던 무궁화호가 정차해 있던 부산행 KTX-산천 열차와 부딪쳤다. 무궁화호엔 승객이 없었지만, KTX-산천에 타고 있던 승객 287명 중 4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승객들은 ‘쿵’ 소리와 함께 강한 진동을 느꼈고, 일부는 들고 있던 커피 등 음식물을 옷 위로 쏟았다고 한다. 승차장 옆에서 토스트 가게를 운영하는 장혜지 씨(25)는 “갑자기 살면서 처음 듣는 큰 소리가 났다. (KTX-산천에서 내린) 승객들이 다들 휴대전화만 보며 ‘어떻게 하냐’고 발을 굴렀다”고 말했다.
이 사고로 무궁화호 1개 차량은 앞바퀴가 궤도를 이탈해 탈선했다. 코레일은 KTX-산천 열차와 무궁화호 열차를 대체 편성했지만 각각 예정보다 25분, 34분 늦게 출발했다. 5번 승차장 철로는 이날 오후 2시 12분경 복구돼 운행이 재개됐다.
국토교통부는 교통안전공단 등과 합동 조사를 해 사고 경위와 원인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우선 무궁화호에 탑승했던 기관사의 전방 주시 태만 등을 집중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KTX-산천 기관사와 안전총괄팀장 간 교신 내용도 확인하는 한편, 신호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도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 측은 “법 위반 사항이 밝혀질 경우 수사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