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탈북민 단체 “내일은 쌀 500kg-영화 ‘파묘’ USB 보낼것”

탈북민 단체 “내일은 쌀 500kg-영화 ‘파묘’ USB 보낼것”

Posted June. 07, 2024 08:47,   

Updated June. 07, 2024 08:47

日本語

6일 오전 1시경 경기 포천의 한 야산. 대형 비닐 봉투를 매단 풍선 10개가 하늘 위로 떠올랐다. 비닐 봉투에는 “대한민국은 불변의 주적”이라고 주장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발언을 규탄하는 대북 전단 2만 장이 담겼다. 1달러짜리 지폐 200장과 가수 나훈아와 임영웅의 트로트 음악, 드라마 ‘겨울연가’ 영상이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메모리) 등도 들어있었다.

탈북민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앞서 예고한 대로 이날 북한에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 이 단체 박상학 대표는 “5일 밤 12시부터 6일 오전 1시 사이 포천에서 대북 전단 20만 장을 10개 풍선에 달아 북한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또 “김정은이 사과하지 않는 한 사랑하는 북한 동포들에게 진실의 편지, 자유의 편지인 대북 전단을 계속 보낼 것”이라고 했다. 이날 대북 전단 살포 과정에서 경찰로부터 제지를 받지 않았다고도 했다.

다른 탈북민 단체들도 바람의 방향 및 세기 등에 따라 조만간 대북 전단 살포 계획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복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표는“당일 상황을 봐야 한다”면서도 “예보를 보면 7일에는 평양이나 강원도 쪽으로 날려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북한의 실상을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건 (북한 지역에 불이 꺼진) 야밤의 한반도 위성사진”이라며 대북 전단 20만 장과 한반도의 야간 모습 등이 찍힌 위성사진을 풍선에 매달아 보낼 것이라고 했다.

장세율 전국탈북민연합회 상임대표도 “대북 전단 10만 장과 초코파이, 라디오방송이 담긴 USB메모리 등을 준비 중”이라며 “풍향이 계속 바뀌고 있는데, 이달 8∼9일쯤에는 바람 방향이 바뀌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쌀을 담은 페트병을 바다에 띄워 북한으로 보내는 ‘쌀 보내기 운동’을 하고 있는 박정오 사단법인 큰샘 대표 역시 7일 인천 강화 지역에서 북한으로 쌀 500kg이 담긴 페트병을 띄워 보낼 예정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페트병 한 개에 쌀 1kg과 1달러를 담고 영화 ‘건국전쟁’과 ‘파묘’, 찬송가 파일 등이 담긴 USB메모리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정부는 대북 전단 등을 살포하는 탈북민 단체들에 대해 “자제해 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유관기관 간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상황 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전단 등 살포 문제는 표현의 자유 보장이라는 지난해 9월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를 고려해 접근하고 있다”고만 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