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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거론 초정밀무기, ‘지상-해상 발사 순항미사일’ 관측

푸틴 거론 초정밀무기, ‘지상-해상 발사 순항미사일’ 관측

Posted June. 22, 2024 08:52,   

Updated June. 22, 202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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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베트남 방문 중 초정밀 무기의 대북 공급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북-러 조약에 “방위 능력 강화 목적의 공동 조치 제도 마련”(8조)을 포함시켜 핵·미사일 첨단기술의 북한 이전 명분을 만든 데 이어 푸틴 대통령이 직접 대북 무기 지원 가능성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군 전문가들은 최소 수백 km 밖 표적을 수 m 오차로 때릴 수 있는 크루즈(순항) 미사일부터 우선 북한에 제공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교차관은 푸틴 대통령이 방북 중이던 19일(현지 시간) 아시아와 남미의 가장 가까운 파트너들과 장거리 무기 배치를 논의해 왔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보다 속도가 느리고, 탄두 중량이 작다. 하지만 초저고도로 비행경로를 바꿔 족집게 타격이 가능하다. 추적 탐지가 쉽지 않고, 더 작은 위력의 핵탄두로도 주요 표적을 궤멸시킬 수 있다.

러시아는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발사할 수 있는 다양한 순항미사일을 갖고 있다. 북한의 ‘화살’ 계열 순항미사일보다 성능이 뛰어난 걸로 평가된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낡은 폭격기와 전투기로는 러시아의 공중발사 크루즈 미사일을 운용할 수 없다”고 했다.

그 때문에 러시아가 지상·해상 발사용 순항미사일의 대북 제공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상 발사 순항미사일은 ‘9M729’가 대표적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선 SSC-8로 불린다. 신형 순항미사일로 2017년 러시아 남동부 기지에 첫 실전 배치했다. 나토 회원국 대부분이 사정권에 들어가면서 미국이 중거리핵전력폐기(INF) 조약의 파기를 결정하는 배경이 됐다.

9M729는 사거리가 500∼5500km(평균 2500km)이고, 핵과 재래식 탄두를 모두 장착할 수 있다. 러시아가 이 미사일을 북한에 제공할 경우 북-러 국경 최북단에서 주한, 주일미군 기지는 물론이고 괌까지 타격권에 들어간다.

해상 발사용 순항미사일은 ‘칼리브르’(나토 명칭 SS-N-27)가 있다. 핵과 재래식 탄두를 장착하고 1500∼2500km 이상 비행할 수 있다. 러시아 해군의 초계함과 호위함, 잠수함에서 운용 중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주요 기반 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데 사용됐다. 군 소식통은 “러시아가 순항미사일을 북한에 제공한다면 한-러 관계는 ‘루비콘강’을 건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등 한미의 군사적 맞대응도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