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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40·50대 비율, 20대 첫 추월… 비상등 켜진 청년고용

대기업 40·50대 비율, 20대 첫 추월… 비상등 켜진 청년고용

Posted July. 05, 2024 08:34,   

Updated July. 05, 2024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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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삼성전자의 40대 이상 중장년 임직원 비율이 20대 이하 청년층을 처음 넘어섰다고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4대 기업의 임직원 가운데 청년층 비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경제가 성숙기에 접어들고, 산업구조가 고도화되면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해도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경제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동아일보 취재팀 분석에 따르면 2008년 60%였던 삼성전자의 20대 이하 직원 비율이 작년에 27%로 하락했다. 40대 이상 비율은 같은 기간 10.2%에서 30.4%로 높아져 세대역전 현상이 처음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의 경우 2015년 34%였던 50세 이상 비중이 재작년 44%까지 높아진 반면 30∼49세 비중은 56%에서 44%로 하락했다. SK하이닉스, LG전자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청년층 비중 감소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산업현장 고령화의 가장 큰 이유는 기업의 성장속도가 떨어지면서 조직 확대에 대비해 청년 인력을 미리 뽑는 일이 줄었기 때문이다. 경직적 고용제도 탓에 기업들이 자동화 투자를 늘리면서 현장 필요인력이 감소한 영향도 적지 않다. 승진하지 못해도 정년까지 회사에 남으려는 중년 직원들이 많아져 청년층을 선발할 여지가 줄어든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려면 기업들이 새 성장 동력을 찾아내 사업을 확장하고 젊은 인재를 적극 충원해야 한다. 하지만 장치산업인 반도체 등은 투자규모에 비해 고용창출력이 낮고, 전기차, 2차전지 등 신산업도 글로벌 소비가 주춤하면서 기대보다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청년층이 선호하는 현대차의 블루칼라 일자리는 노조가 정년연장을 주장하는 등 고용을 크게 늘리기 쉽지 않다. 신입대신 당장 쓸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현상까지 심해지고 있다.

갑갑한 청년 고용난을 타개하려면 기업, 노동자,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미래 일자리 창출에 도움 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은퇴를 앞둔 높은 연차 근로자가 최고 연봉을 받는 호봉제가 계속된다면 기업들은 청년채용 여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업무의 중요도, 성과에 따라 유연하게 임금을 조절할 수 있는 임금제도 개혁이 시급한 이유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의 역할을 당연시할 게 아니라, 청년 고용을 대폭 늘리는 기업에 세제지원도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