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주택용 도시가스 소매요금이 6.8% 인상된다. 서울시 4인 가구 기준 월 가스요금은 약 3770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한국가스공사는 다음 달 1일부터 주택용 도시가스 도매요금을 MJ(메가줄)당 19.4395원에서 20.8495원으로 1.41원(7.3%) 올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시 소매요금(도매요금+소매 공급가)은 20.8854원에서 22.2954원으로 6.8% 상승한다. 음식점과 숙박업, 목욕탕 등에 적용되는 일반용 도매요금(하절기 기준 MJ당 17.7892원)도 MJ당 1.3원 오른다.
민수용(주택용·일반용) 도매요금은 지난해 5월 MJ당 1.04원(소매요금 기준 5.3%) 오른 이후 현재까지 동결 중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상승했지만, 정부는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가스요금 인상을 유보하고 원가의 80∼90% 수준으로 공급해왔다.
그 탓에 가스공사의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은 13조5000억 원(올해 3월 말 기준)으로 불어났다. 2021년 말 1조8000억 원이던 규모가 불과 2년여 만에 7배 이상으로 급등한 셈이다. 미수금은 천연가스 수입 대금 중 판매 요금으로 회수되지 않은 금액으로 사실상의 손실이다. 지난해 순손실 7474억 원(연결 기준)까지 더하면 가스공사의 재무 상황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현재 부채비율이 600%를 넘겼고 미수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비용이 연 5000억 원 이상이다. 이번 요금 인상은 안정적인 천연가스 도입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 역시 올 5월 말 기자간담회에서 “안정적 가스 공급을 위해선 조속한 요금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