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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한동훈에 ‘디올백 사과 의사’ 5차례 전했지만 무시 당해”

“김건희 여사, 한동훈에 ‘디올백 사과 의사’ 5차례 전했지만 무시 당해”

Posted July. 06, 2024 08:19,   

Updated July. 06, 202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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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한동훈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이 돌연 집권 여당의 7·23전당대회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앞서 1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본인의 ‘디올백 수수 논란’ 관련해 대국민 사과 의사를 당시 당 비상대책위원장이던 한 후보에게 텔레그램 메시지 등으로 5차례 전달했지만 한 후보가 모두 무시했다는 것과 관련한 논란이다. 한 후보는 5일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 통로를 통해 소통했다”며 ‘불통 논란’을 일축했다. 하지만 경쟁 후보들과 친윤(친윤석열) 진영에선 ‘윤-한 갈등’과 ‘한동훈 배신자론’을 집중 부각하며 공세에 나섰다.

한 후보는 이날 서울 용산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논란과 관련해 “왜 지금 이 시점에 이런 이야기 나오는 것인지 의아하다”며 “집권당의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 진영의 공세가 의심된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대통령실과 소통했고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전달했다”고도 했다. 다만 김 여사의 문자를 받은 사실 자체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았다.

다른 당권 주자들은 “한 후보의 잘못된 처신이 총선 패배에도 영향을 줬다”며 한 후보를 겨냥했다. 친윤 진영의 원희룡 후보는 “‘절윤’(윤 대통령과 절연)이라는 세간의 평이 틀리지 않았다”며 “공적·사적 따지기 전에 인간적으로 예의가 아니다”라고 했고, 나경원 후보는 “한 후보 판단력이 미숙했다. 지금이라도 당원과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윤상현 후보는 “이런 신뢰 관계로 어떻게 여당의 당 대표직을 수행할 수 있느냐”고 각을 세웠다.

당 대표 선거를 보름여 앞둔 시점에서 문자 논란이 불거지자 당내에선 지난해 3·8전당대회처럼 친윤 진영의 공세가 본격화되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친윤 진영의 한 의원은 “대통령과 한 후보의 관계가 루비콘강을 건넌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김 여사가 모욕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친한(친한동훈)계 의원은 “김 여사의 ‘비선 정치 시도’를 오픈(공개)한 (친윤 진영의) 자해 행위”라며 반발했다.


김준일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