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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14년만에 역성장… 이대로 가면 中에 밀려 고사할 판

K배터리 14년만에 역성장… 이대로 가면 中에 밀려 고사할 판

Posted July. 11, 2024 09:11,   

Updated July. 11, 202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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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 배터리 산업의 매출이 14년 만에 처음 역성장할 전망이다. 경쟁국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전기차·2차 전지 시장이 성숙되기 전 일시적인 수요정체 때문이라고 치부하기도 어렵다. 방대한 자국 전기차·2차전지 시장을 뒷배로 한 중국의 공세에 K배터리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배터리를 대표하는 3사 중 LG에너지솔루션, SK온의 올해 연간 매출이 작년보다 10% 이상 감소하고, 삼성SDI도 현상 유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대로라면 관련 매출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산업규모가 감소할 것이다. 반면 중국 1,2위 기업인 CATL과 DYC의 매출은 각각 5%, 23%의 고속 성장을 계속할 전망이다.

K배터리 3개사의 중국 제외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년 전 과반인 57%에서 올해 1∼4월 47%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은 14%에서 31%로 상승했다. 한국의 삼원계 배터리보다 값이 싸지만 성능이 떨어지던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기술수준이 최근 대폭 향상돼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원통형 2차 전지를 처음 개발해 미국 테슬라에 공급하는 일본 파나소닉도 미국 생산시설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LFP, 원통형 배터리 분야 후발주자인 한국으로선 시장은 정체되는데 해외 설비투자, 첨단제품 기술투자를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힘겨운 상황을 맞고 있다.

게다가 한국은 배터리 원가의 절반을 차지하는 니켈·리튬·코발트 3대 광물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망 리스크가 크다. 중국이 세계 407곳의 3대 광물 광산 지분을 쓸어 담는 동안 한국은 15곳 확보했을 뿐이다. 일본은 종합상사들이 일찌감치 해외 광물자원 개발에 적극 나선 덕에 한국의 갑절인 31곳을 확보했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중국은 핵심광물 수출을 정부가 직접 통제하는 ‘자원 무기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외국산 배터리 수입제재, 원자재 공급망 확보 전쟁 등 배터리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각축전은 개별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크게 넘어섰다. 이미 배터리는 한국 수출 7위 품목이자, 3만5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든 핵심 산업이다. 경쟁국의 도전을 넘어 미래 성장엔진으로 자리 잡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전폭적 지원책을 내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