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 중 총격을 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다행히 총알이 급소가 아닌 오른쪽 귀에 맞으면서 치명상을 피했다(사진). 의료계에선 “머리나 목 부위를 저격당했다면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말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쪽 측면에서 날아오는 총알에 귀 윗부분을 관통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위는 탄성이 있는 물렁뼈로 이뤄져 있으며 뼈 내부는 벌집처럼 미세한 구멍이 나 있다. 물렁뼈 위를 피하조직과 얇은 피부가 덮고 있는데 주요 혈관이 지나는 곳은 아니어서 해당 부위를 다쳤다고 생명에 위협이 되진 않는다. 이경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응급 수술이나 재건 과정이 필요할 순 있지만 생명에 위협이 되는 부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총알이 몇 cm만 옆에 맞았다면 치명적일 수 있었다.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측면이 아닌 정면을 바라본 상태였다면 오른쪽 귀와 눈 사이 관자놀이에 맞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 교수는 “관자놀이 쪽은 머리에서 뼈가 제일 얇은 부분이라 치명적”이라고 했다.
관자놀이 외에도 머리와 목 부위는 모두 총상을 당했을 때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운 부위다. 조광욱 가톨릭대 의대 신경외과 교수는 “머리 옆에 있는 측두엽에는 소뇌와 숨골(연수)이 있고, 코 뒤로는 뇌줄기가 있어서 치명적”이라며 “총알이 관통하며 내부를 훼손시키기 때문에 머리나 목에 맞았다면 결코 생존을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박성민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