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김성희(가명) 씨는 21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요즘 학교를 자퇴시켜 달라는 고교 2학년생 아들 때문에 고민이 크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처음 상륙한 2020년 중학교에 입학한 아들은 비대면 수업이 익숙한 이른바 ‘코로나 학령 세대’다.
마스크를 쓴 채로 등교와 원격수업을 반복하며 중학생 시절을 보낸 아들은 대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고 지난해 고등학교 진학 후엔 학업마저 포기했다. 결국 1학기 기말고사를 마친 후 “학교를 그만두는 친구들이 많다”며 자퇴를 결심했다.
21일 동아일보가 종로학원에 의뢰해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전국 고교 2379곳의 학업 중단 비율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자퇴 등으로 학교를 떠난 학생은 2만5792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재학생(127만6890명)의 2.0%에 해당한다. 일반고는 지난해 1학년 학생의 2.6%(9646명)가 학교를 그만뒀다. 40명 중 1명이 학교를 떠난 것이다.
학업 중단 비율은 2019년 1.7%였다가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1.1%까지 떨어진 뒤 2021년 1.5%, 2022년 1.9%로 다시 늘었다. 지난해 고교생들은 코로나19 초기 중 1∼3학년이었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연구교수를 지낸 김경범 서어서문학과 교수는 “안 그래도 성적 위주로 학교가 운영되고 학생과 교사 간 정서적 유대감이 사라지며 학교 기능이 점점 약해지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학교 이탈에 가속도가 붙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예나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