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전체 교역에서 중국에 의존하는 비중이 지난해 98.3%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러가 지난해부터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등 밀착하면서 북-중 관계에선 냉각 기류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지만 북한의 대중국 교역 비중은 2022년(96.7%)보다 오히려 더 증가한 것. 다만 북-중 간 마찰음이 본격 감지된 게 올해 상반기인 만큼 올해 북한의 대중국 의존도는 다소 줄어들 거란 관측도 나온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21일 발표한 ‘2023년 북한 대외무역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중 간 교역액은 27억2110만 달러(약 3조7800억 원)로 북한 전체 교역 규모(27억6912만 달러)의 98.3% 수준이었다. 중국에 이어 베트남, 인도, 모잠비크, 오스트리아가 북한의 5대 교역국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나머지 4개국의 교역 비중은 합쳐도 1% 수준에 불과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묶였던 국경이 풀리면서 지난해 북한의 교역 규모는 전년 대비 74.6% 증가했다. 다만 대중국 무역적자도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품목은 광물성 연료·광물유(18.5%)의 비중이 가장 컸고, 그 뒤로 플라스틱류(8.6%), 가발·조화 등(7.0%)의 순이었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여전히 중국에 경제적으로 예속된 상황이란 게 통계로 다시 확인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런 만큼 최근 북한 노동자 귀국 문제를 두고 북-중이 갈등을 빚는 등 양국 간 불편한 신호가 감지되고 있지만 결국 북한이 조만간 중국에 고개를 숙이고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다른 소식통은 “러시아가 통 큰 거래를 이미 약속한 만큼 북한이 이 기회에 중국과의 관계를 조금 재조정하려고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