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시원한데 언니들은 핫해. 에어컨 틀고 이불 덮은 느낌.”
걸그룹 키스오브라이프가 1일 선보인 노래 ‘스티키(Sticky)’의 유튜브 뮤직비디오 영상에 달린 댓글 중 하나다. 스티키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 머무르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댄스곡이다. 2000년대 감성이 돋보였던 전작 ‘마이다스 터치(Midas Touch)’와 달리 청량하고 가벼운 멜로디가 돋보인다. 포인트 안무로 선보인 ‘트월킹’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주목받으면서 화제가 됐다.
최근 데뷔 1주년을 넘긴 키스오브라이프는 스티키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멜론, 벅스, 지니 등 주요 음원 차트 10위권에 진입한 것. “차세대 서머퀸이 등장했다”는 평도 나온다. 이들은 2020년 만들어진 신생 기획사 S2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대형 기획사 소속 아이돌이 주목받는 가요계에서 키스오브라이프의 선전은 이례적이다.
한여름 가요계를 달굴 가수들의 ‘서머송 대전’이 벌어지고 있다. 활기차고 경쾌한 멜로디에 포인트 안무가 곁들여진 댄스곡이 특히 많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시즌송은 일단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 해마다 팔린다는 장점이 있어 많은 가수들이 노린다”며 “계절 특성상 청량한 느낌을 주는 여름 노래들이 더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걸그룹 (여자)아이들은 8일 발매한 미니앨범 ‘아이 스웨이(I Sway)’의 타이틀곡 ‘클락션(Klaxon)’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이들의 서머송은 2020년 내놓은 ‘덤디덤디’에 이어 4년 만이다. 지난해 5월 ‘퀸카’, 올 1월 ‘슈퍼레이디’ 등 최근 들어 선보인 카리스마 있는 타이틀곡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시원하게 터지는 스트링과 리드미컬한 기타 사운드를 곁들여 시원한 여름 느낌을 냈고, 포인트 안무로는 따라 하기 쉬운 ‘짱구춤’을 내세웠다. 아이들은 이번 미니앨범 아이 스웨이로 3연속 밀리언셀러를 달성했다.
‘워터밤’ 같은 여름축제에서 주목받는 퍼포먼스형 노래도 인기다. 지난해 걸그룹 아이즈원 출신 권은비가 워터밤에서 선보인 ‘언더워터(Underwater)’가 대표적이다. 이 노래는 2022년 1월 발매됐지만, 직캠이 인기를 끌면서 노래도 역주행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퍼포먼스가 중요한 K팝 아이돌들은 여름에 청량하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을 노리고 서머송을 꾸준히 발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조 서머퀸 걸그룹 씨스타의 멤버 효린은 22일 공식 유튜브에 디지털 싱글 ‘웨잇(Wait)’의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효린은 특유의 태닝한 피부를 선보이며 여름 느낌을 물씬 냈다. ‘밤새도록 춤을 출 거야’라는 가사와 함께 중독성 강한 비트가 인상적이라는 평이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