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 경영과 문어발식 확장으로 정치권과 여론의 질타를 받아 온 카카오는 사법 리스크에 발이 묶이며 2006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특히 매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카카오뱅크를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다.
카카오뱅크 지분 27.16%를 보유한 1대 주주 카카오 법인이 벌금 이상 형을 확정받으면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겨 10%만 남기고 카카오뱅크 지분을 모두 처분해야 한다. 다만 금융위원회가 위반의 정도가 경미하다고 판단하면 한도 지분을 초과해서 주식을 보유할 수 있다.
이와 관계없이 마이데이터와 신용카드 진출 등 카카오뱅크의 신사업 추진은 무기한 중단될 예정이다. 카카오는 사업 확장을 위해 금융위원회에 해당 사업의 본허가를 신청했으나 금융위는 사법 리스크를 이유로 지난해 5월 허가 절차를 중단했다.
글로벌 경쟁에 치열한 AI 분야 혁신을 위해 필요한 기술 개발과 투자 등이 불투명해진 것도 카카오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선보일 예정이던 카카오의 한국어 특화 대규모언어모델(LLM) ‘코GPT’는 1년 넘게 공개가 미뤄지고 있다. 임직원 채용과 투자 계약, 성과 보상 등에 관한 결정이 늦어지면서 개발자 등 핵심 인력 이탈과 투자 유치 차질 등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계열사별 핵심 투자도 의사결정권자 부재로 재검토되거나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사업 수익성 악화와 주가 하락 등이 겹치며 회사 내부 구성원이나 주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위기 상황”이라며 “핵심 사업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고 주가를 회복해야 하는데 김 위원장 구속으로 올해도 반전을 만들어내긴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