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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지만 조마조마한 결혼-출산 반등세

Posted July. 25, 2024 08:35,   

Updated July. 25, 202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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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출생아 수가 1만9547명으로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출생아 수가 두 달 연속 늘어난 건 8년 6개월 만이다. 출산의 선행 지표인 결혼 건수도 두 달 연속 20%가 넘게 늘면서 2만 건을 넘어섰다. 통계청은 코로나19 유행 동안 미뤘던 결혼을 시작했고 그 결과 출산도 함께 늘었다고 분석했다. 결혼 건수는 2022년 8월부터 꾸준히 늘고 있다. 결혼과 출산 사이 시차가 있고, 우리나라 출산 대부분이 결혼한 부부 사이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볼 때 지난해 5월 1만 명대로 떨어진 출생아 수가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온다.

올해 1분기 합계 출산율이 0.76명까지 추락한 상황에서 출생아 수가 늘었다니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통계청은 30대 초반 초혼 건수가 늘어났다는 점에서 신혼부부 특별공급 등 주거 지원과 지방자치단체의 결혼 지원금 등이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신혼부부에게 최대 500만 원의 결혼 장려금을 지급한 대전이나 전세자금 이자 상환액을 지원한 대구 등의 결혼 건수가 크게 뛰었다.

출생아 수 깜짝 반등이 결혼과 출산이 급감했던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 기저 효과로 그칠지, 장기적인 추세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백약이 무효’이던 저출산인데 통계청 설명대로 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면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섣불리 예단이 어려운 조마조마한 상황이다. 지자체의 현금성 지원은 단기적으로 결혼과 출산을 독려할지는 모르나 장기적인 효과는 아직 입증된 바가 없다. 또한 지금 결혼 적령기인 1991∼1995년생은 한 해 출생아 수가 70만 명까지 회복됐던 시기에 태어났다. 엄마의 수가 늘어난 데 따른 출생아 수의 기계적인 반등일 가능성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발표한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한국을 저출산 ‘월드 챔피언’이라고 했다. 60년 뒤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했다. 그러면서 “저출산에는 특효약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상품시장과 노동시장의 광범위한 구조 개혁, 현재 진행 중인 가족정책을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혼과 출산, 육아에 따른 장애물을 차근차근 제거해 나가되 청년들의 경쟁 압박을 낮출 우리 사회 전반의 구조 개혁도 서둘러야 한다는 뜻이다. 단단히 각오를 다지고 구조 개혁에 속도를 내야 모처럼 찾아온 결혼과 출산의 반등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