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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미술도 뜰 때 됐다”

Posted July. 29, 2024 09:09,   

Updated July. 29, 202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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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미술관, 갤러리뿐만 아니라 젊은 기획자, 작가가 운영하는 을지로, 합정 일대 대안 공간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전시를 직접 찾아 사진으로 남기고 영어 글로 소개하는 플랫폼 ‘서울 아트 프렌드’를 운영하는 기자 겸 비평가 앤디 세인트루이스가 최근 한국의 밀레니얼 예술가를 영어로 소개하는 책 ‘Future Present: Contemporary Korea Art’를 펴냈다.

23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세인트루이스는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는 지금, 대중문화뿐만 아니라 한국의 현대 미술가도 국제적으로 발돋움할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미국인인 그는 2010년부터 한국 미술 현장을 다니며 전시 리뷰, 비평을 영어 매체에 소개했다. 2013년 미국으로 돌아갔다가 2018년 다시 한국에 온 후 인스타그램 계정 ‘서울 아트 프렌드’를 만들어 지금까지 서울의 전시 정보를 해외 구독자에게 전하고 있다.

책은 강서경, 김아영, 박가희, 백정기, 이은새 등 1970년대 후반 이후 출생한 작가 25명에게 집중한다. 젊은 작가에게 초점을 둔 이유를 그는 “나 역시 밀레니얼 세대이기에 친밀감을 느끼고, 그들이 이전 세대보다 국제적 문화 이슈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느낀다”며 “역사와 전통을 재해석하고, 사회 문화적 규범을 뒤집어 보거나 개인의 정체성을 적극 주장하는 태도 등이 해외 문화 담론과 접점이 있다고 봤다”고 했다.

이탈리아 미술 전문 출판사인 스키라에서 책을 펴내며 우여곡절도 많았다. 우선 많은 작가를 한번에 소개하는 만큼 수록된 작품 사진만 200장이 넘는다. 그는 “한국의 디자인 스튜디오인 워크룸과 논의한 끝에 책 페이지마다 전화번호부나 백과사전처럼 얇은 가로선을 넣어 찾아보기 쉽도록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출판사가 요구하는 인쇄 수준에 맞추려니 많은 비용이 필요했는데 마침 송은문화재단에서 신진, 중진 한국 작가에 관한 영어 출간물 후원을 시작해 책을 제작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한국 미술 현장을 10여 년간 지켜본 그는 “해외 갤러리가 서울에 진출하고, 프리즈 아트페어까지 열리면서 국내 미술 시장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며 “특히 새롭게 갤러리들이 생겨난 한남, 이태원, 경리단 지역이 미술 현장의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밀레니얼 예술가들이 국제 미술 현장에 관심을 갖는 것과 동시에, 자신만의 표현 방식을 갈고닦고 있다”며 “새로운 세대의 예술가들이 한국 미술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현장에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무척 신난다”고 덧붙였다.


김민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