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6시∼오후 6시(한국 시간 오후 7시∼ 29일 오전 7시) 대선을 실시한 베네수엘라에서 외교관 출신의 야권 대선 후보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75)를 돕는 ‘베네수엘라 철의 여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전 국회의장(57·사진)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마차도 전 의장은 당초 지난해 10월 야권 대선 후보로 선출됐지만 올 1월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으로부터 “미국의 베네수엘라 제재를 지지했다”는 석연찮은 이유로 피선거권을 15년간 박탈당했다. 자신을 대체할 인물로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를 내세운 뒤 열정적으로그를 지원하며 “마두로 정권을 종식시키자”고 외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계에선 ‘반(反)마두로 진영’을 이끄는 실질적인 권력자란 평가도 나온다.
마차도 전 의장은 26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국민의 새로운 시작을 누구도 막을 수 없다. 마두로 대통령은 변화를 받아들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마두로 대통령이 ‘피바다’ ‘내전’ 등을 운운하며 대선 불복 가능성을 시사하자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현지 여론조사회사 ‘ORC’의 4일 조사에 따르면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의 지지율은 59.6%, 마두로 대통령의 지지율은 12.5%에 불과했다. 1999년 차베스 전 대통령 집권 후 계속된 좌파 정권의 경제난에 따른 민심 이반이 반영된 현상으로 보인다.
마차도 전 의장은 1967년 철강기업 ‘시벤사’ 소유주 가문의 딸로 태어났다. 세 아이의 엄마로 평범한 삶을 살았지만 2001년 우고 차베스 당시 대통령을 반대하는 유권자 단체 ‘수마테’ 설립을 주도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2011∼2014년 국회의장을 지냈다. 2012년 1월 국정연설을 실시하던 차베스 전 대통령에게 “산업 국유화로 국민 재산을 강탈했다”고 비판했다. 자유시장 경제를 중시한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존경한다고 수 차례 밝혔다
김보라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