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판용) 한국 펜싱 최초로 올림픽 2관왕의 대기록을 달성한 오상욱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스타덤에 올랐다. 실력 못지않은 그의 외모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팬심까지 휘어잡고 있다.
브라질 여성의 한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오상욱 소개 영상은 1일 기준 300만 이상의 조회수에 2800개가 달리는 등 해외 팬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28일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 중계 화면을 갈무리해 올린 것으로, 이 여성은 “이 남자가 너무 아름답고 재능있다는 걸 꼭 공유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올림픽 하이라이트 보다가 오상욱에 반해버렸다” “K-드라마를 K-올림픽으로 전환할 시간이다” 등등 SNS에는 오상욱에 팬심을 드러내는 게시 글·영상이 넘쳐 난다. 그야말로 오상욱은 이번 올림픽 한국 선수 최고의 ‘밈’이 되고 있다.
오상욱은 이미 올림픽 금메달을 처음 땄던 3년 전 도쿄올림픽 때부터 그 스타성이 돋보였다. 이번에 은메달을 딴 여자 유도 57kg 허미미도 오상욱의 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할 정도다. 191cm의 훤칠한 키에 잘생긴 얼굴을 가진 그는 과거 패션모델 제안 받은 적도 있다. 오상욱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그 인지도가 해외로 넓어지며 세계적인 스타로 올라서는 분위기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세간의 이런 관심에 무덤덤한 반응을 보인다. 2024 파리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 우승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상욱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아느냐”라는 질문에 “제가 왜요”라고 어리둥절해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아진다) 그런 분위기라는 것은 몰랐다”라고 했다.
이후 오상욱은 “아시아, 한국에서 첫 (펜싱) 2관왕 역사를 쓰게 돼 너무 영광”이라며 금메달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한국 펜싱 역사상 ‘최고 검객’이라는 평가를 자신이 받을 때가 아니라며 겸손함을 드러냈다. 오상욱은 “마무리가 조금 아쉬웠다. 이 메달을 따서 기쁘기도 하지만 ‘다음에 저 선수를 만나면 내가 이길 수 있을까’ 의심도 들었다”라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오상욱은 “많은 것을 이뤘지만 항상 겸손한 태도를 배우고 싶다”라며 여러 번 강조해 왔다. 이번 대회에서 후배 도경동이 “우리는 오상욱의 시대에 살고 있다”라고 한 것에도 수정을 요청했다. 오상욱은 “그런 건 잘 모르겠다. (우리는) 그냥 ‘어펜저스’(어벤저스+펜싱)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딱 잘라 말했다.
김재형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