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한 특례법 제정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수도권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풀어 서울에 최소 1만 채 등 8만 채 규모의 신규 택지 지정에 나선다.
정부는 8일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재건축 재개발 촉진법’(가칭)을 제정해 안전진단부터 준공까지 사업단계를 간소화해 통상 15년 걸리던 사업기간을 9년으로 줄이기로 했다. 정비사업 최대 용적률도 3년 한시로 30%포인트까지 더 높일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나온 4번째 공급대책이다. 각종 규제 완화 등에도 도심주택 공급에 속도가 나지 않자 ‘특례법’ 카드까지 꺼내든 것이다.
정부는 또 수도권 그린벨트를 풀어 올해 11월 5만 채, 내년 3만 채 규모의 신규 택지 후보지를 각각 지정한다. 대규모 주택을 지을 용도로 서울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건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다만 촉진법 등이 여소야대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당론이 정해진 건 없지만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쉽게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다만 차기 당 대표로 유력한 이재명 후보가 중산층을 겨냥한 정책을 쏟아낼 수 있어 전향적인 검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호경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