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1∼6월) 주택 매매 거래 가운데 아파트 비중이 76%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상반기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와 오피스텔을 기피하는 청년층이 증가하면서 아파트 쏠림 현상이 가속화된 영향이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상반기 전국 주택 매매 거래 31만751건 중 아파트 비중은 76.1%(23만6374건)로 집계됐다. 이 비중은 상반기 기준 2021년 66.7%에서 2022년 59.3%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74.1%로 반등했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에서 아파트 매매 거래 비중이 72.3%였다. 5대 광역시(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에서는 85.7%에 달했다. 두 권역 모두 아파트 비중이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다.
전세사기로 인한 빌라 기피 현상이 심화되며 아파트 가격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 대비 0.07% 오르며 2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수도권에서도 아파트값이 12주 연속 올랐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전세사기에 대한 두려움으로 매매 수요자들이 아파트로 모이고, 아파트 가격이 오르자 또 수요가 모이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연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아파트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