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 러시아에서 열리는 국제군사기술포럼에 북한 대표단이 7년 만에 참석한다. 북한과 러시아가 6월 군사동맹 수준에 준하는 새 조약을 체결한 가운데 이번 포럼을 계기로 양국 군사 분야 당국자들 간 러시아의 첨단무기 제공 등 군사협력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우리 정보당국은 군사분야에서 러시아의 일부 기술 이전을 포함한 북-러 간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9일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통신 등을 인용해 “북한 군사분야 관리들이 이달 중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국제군사기술포럼 ‘군(ARMY) 2024’ 행사에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15∼21일 열리는 이 포럼은 러시아가 세계 각국 대표단 앞에서 무기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방산 전시회다. 북한은 2016년과 2017년에도 러시아 국방부 초청으로 이 포럼에 참석했다. 지난해 9월과 올해 6월 북-러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북한 대표단이 러시아 군사전시회를 찾는 것. 이번 포럼에서는 300개 이상의 최첨단 군사장비가 공개될 예정이다.
북한 대표단의 단장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번 포럼을 계기로 양국의 고위급 간 각종 무기 지원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항공기나 장갑차는 물론이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극초음속미사일 등 러시아의 대북 첨단무기 및 관련 기술 지원 문제가 다뤄질 수 있다는 것.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CAPS) 부대표는 RFA에 “북-러 고위 관리들 간 무기 거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은 러시아의 첨단 기술을 이전받는 데 큰 관심이 있다”고 했다.
우리 정보당국은 지난해 7월 세르게이 쇼이구 당시 러시아 국방장관이 방북한 뒤 북한 군수대표단이 수차례 러시아를 방문한 정황과 다수의 러시아 공군기가 수시로 북한에 취항하고 있는 동향을 포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러시아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개발 관련 기술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북-러 양국은 6월 정상회담 이후 공개적으로 군 인사 교류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김금철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대표단이 러시아를 방문했고, 같은 달 알렉세이 크리보루치코 러시아 국방부 차관이 방북했다. 특히 크리보루치코 차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방북 이후 북한을 공개 방문한 첫 번째 고위 인사였던 만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그를 접견하기도 했다.
신규진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