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학생들로 구성된 마약 연합동아리 일당이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마약 투약 ‘예행연습’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접한 영상 중에는 마약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게 만든 가짜 뉴스들도 있었다. 무분별한 유튜브 영상이 10, 20대로 하여금 마약 관련 범죄를 시작하게 만드는 ‘트리거(방아쇠)’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서울남부지검 등에 따르면 최근 검거된 마약 동아리 일당은 투약에 앞서 ‘명상’이라는 제목의 환각 체험 영상을 모여서 시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함께 마약을 투약할 사람들끼리 모여서 “마약을 하면 이런 느낌일 것”이라는 예행연습을 한 것이다. 이들은 유튜브 영상 여러 개를 함께 시청하며 ‘마약 공부’도 했다. 이들이 여러 번 시청한 한 영상에는 “실로시빈과 LSD는 이른바 ‘사이키델릭’ 약물로 마약 아닌 신약”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실로시빈은 환각 효과를 일으키는 버섯에 들어 있는 성분이다. LSD 역시 강력한 환각 약물이다.
이 영상을 올린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가 12일 기준 53만 명이 넘었다. 마약 체험을 검색하면 관련 유튜브 영상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수사당국은 유튜브 동영상이 실제 마약 접촉 및 투약으로 이뤄진 흐름을 파악하고 유사한 추가 사건 가능성을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원영기자 o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