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암 등 중증 수술 1000개 수가 인상”

Posted August. 14, 2024 09:56,   

Updated August. 14, 2024 09:56

日本語

정부가 보상 수준이 낮았던 1000여 개 중증 수술의 수가(건강보험으로 지급하는 진료비) 인상을 검토하기로 했다. 도수치료, 비급여 렌즈 사용 백내장 수술 등 의료 과소비를 부추기는 ‘비급여 과잉진료’엔 제동을 건다. 실손보험은 기본적으로 건강보험의 보완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 원가 이하 중증 수술에 ‘핀셋 인상’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은 13일 의료개혁 관련 브리핑에서 “모든 수가를 한 번에 조정하기 어렵다”며 “우선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서 주로 이뤄지는 중증 수술로서, 보상 수준이 낮은 1000여 개의 중증 수술을 선별해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중증 암 수술 등에 대한 보상을 높이는 취지로 정부는 늦어도 내년 1월까지 세부 항목을 정해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수가는 진찰 등 모든 진료 행위에 일일이 가격을 매긴 뒤 합산하는 ‘행위별 수가제’를 채택하고 있다. 기본진료와 수술, 처치, 검체, 영상, 기능 등 6개 유형으로 크게 나뉘며 세부적으로는 약 9800개의 행위에 대해 수가가 정해진다. 다만 기본진료와 수술, 처치 등에 대해 적게 보상하고 검체와 영상, 기능에는 보상 수준이 높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중증 고난도 수술 대신 검사만 많이 해도 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수가를 결정하는 ‘상대가치점수’와 ‘환산지수’도 전면 재정비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정부는 또 필수의료의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도록 공공정책수가도 강화한다.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보상이 더 필요한 분야로 △중증 △고난도 필수진료 △응급 △야간과 휴일 △소아와 분만 △취약지 등 6가지를 꼽았다. 또 수가를 보다 과학적으로 도출하기 위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내에 의료비용 분석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정 단장은 “시간과 위험도, 인건비 등을 검토해 보다 과학적이고 투명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 비급여 개선, 실손보험은 건보 ‘보완재’로

정부는 건강보험 비급여(건강보험 미적용) 진료와 실손보험 개혁에 관한 논의에도 착수했다. 정 단장은 “의학적 필요도를 넘어서 과도하게 이뤄지는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 선별 집중 관리 체계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며 “비급여는 의료기관마다 행위의 가격을 각자 정하는데, 표준 가격을 정하자는 의견도 있어서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수치료, 비급여 렌즈 사용 백내장 수술, (코막힘 증상을 치료하는) 비밸브 재건술 등처럼 과잉 우려가 명백한 비급여에 대해서는 급여와 병행 진료를 제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실손보험은 건강보험의 보완재 역할로 기능을 보다 명확하게 할 방침이다. 현재 실손보험은 경증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이나 응급실을 이용할 때도 비용 부담을 줄여줘 의료 과소비 등의 지적을 받아왔다. 정 단장은 “중증질환 등 필수 분야 진찰료 등에 대한 본인 부담이 낮게 설정된 상황에서 실손보험에서도 보장하면 상급병원 이용 등 의료 이용 체계가 왜곡되는 문제가 있다”며 “실손보험사와 금융 당국에서도 실손보험의 본인 부담 보장을 줄여야 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반면 의료계는 급여와 비급여를 병행하는 이른바 ‘혼합진료’를 제한하는 것은 환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료계에선 “비급여 진료의 필요 여부를 가장 잘 아는 건 의사”라며 “환자 상황에 따라 혼합진료 여부를 의료인이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