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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공직사회… 10년간 늘어난 공무원 68%가 50대 이상

늙어가는 공직사회… 10년간 늘어난 공무원 68%가 50대 이상

Posted August. 16, 2024 09:21,   

Updated August. 16, 202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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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사회가 늙어가고 있다. 10년간 늘어난 국가공무원 10명 중 7명은 50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0대 공무원 수는 10년간 3000명 이상 줄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청년 공무원들의 공직 이탈이 늘면서 공직사회 내 고령화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젊은층 떠나는 공직사회

15일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받은 ‘행정부 소속 일반직 국가공무원의 연령대별 현원’에 따르면 50세 이상 국가공무원은 2014년 3만5385명에서 지난해 5만438명으로 10년 새 약 42.5%(1만5053명) 늘었다. 같은 기간 일반직 국가공무원은 14.3%(2만1983명) 증가했는데 이를 큰 폭으로 웃도는 수준이다. 전체 공무원 증가분의 68%에 해당한다.

반면 39세 이하 공무원은 2014년 5만6423명에서 2023년 6만2366명으로, 약 10.5%(5943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30대 공무원은 4만9616명에서 4만6175명으로 6.9%(3441명) 감소하며 모든 연령대 가운데 유일하게 현원이 줄어들었다.

인사처가 밝힌 올해 9급 공채 지원자 평균 연령이 30.4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제 막 공직사회에 발을 들여 한창 일해야 할 나이대인 30대 공무원들의 이탈 현상이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재직기간 5년 미만 공무원 퇴사자 수는 2019년 6663명에서 지난해 1만3321명으로 급증했다.

●5급 사무관도 로스쿨-기업으로

정부 주요 부처에서도 행정고시 출신으로 정통 관료의 길을 걷던 젊은 공무원이 민간 기업이나 법조계 등으로 행로를 바꾸는 흐름이 거세지고 있다.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에서는 올해 초 행정고시 출신의 사무관 3명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진학을 위해 공직을 떠났다. 비슷한 시기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에서도 20대 사무과 2명과 주무관 1명이 한꺼번에 로스쿨행을 택했다.

민간 기업과의 접점이 많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도 최근 2년 동안 10명 이상의 과장급 간부가 민간 기업으로 이직한 바 있다. 한 경제 부처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정부의 권한과 역할이 약해진 상황에서 과도한 인사 적체, 민간 기업과의 임금 격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일찌감치 공직을 떠나는 경우가 늘어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정원이 2만1000명에 이르는 국세청에서도 최근 공채 시험의 경쟁률이 크게 떨어지고 젊은 직원의 이탈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일선 세무서 직원의 경우 민감한 세금 문제를 놓고 민원인과 직접 대면해야 하는 부담이 큰 데다가, 다른 부처에 비해 느린 승진 속도 등으로 갈수록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 세무당국 관계자는 “적당히 경력을 쌓은 다음 30, 40대에 국세청을 떠나 세무업계로 진출하려는 직원이 점점 늘고 있다”며 “일 잘 하는 젊은 직원 찾기가 점점 힘들다는 것이 조직 전체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단편적 지원대신 체질 개선 필요”

전문가들은 공직사회의 낮은 보수와 경직적 조직문화, 자아실현이 어려운 환경 등을 이탈의 원인으로 꼽았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급변하는 사회 변화를 쫓아가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공직사회 분위기가 젊은층에게 매력이 없는 것”이라며 “젊은층에게는 ‘내가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아 효능감과 자아실현의 기회가 중요한데, 현재 공직사회가 이런 필요를 충족시키고 있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올 3월 MZ세대 공무원들의 이탈을 막겠다며 ‘공무원 업무집중 여건 조성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는 6급 이하 실무직 공무원 2000명 가량의 직급 상향, 지방직 공무원의 승진 소요 최저 연수 축소, 4년 미만 공무원의 연가일수 확대 등 처우 개선안이 담겼다. 올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은 정부가 도입한 온라인·원스톱 대환 대출 인프라의 실무를 담당한 5년차 사무관을 거명하며 통상 10년차 이상에게 주어지는 ‘해외 유학’ 기회를 부여하기도 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세종=김도형기자 dodo@donga.com